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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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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철 벤치마킹과 맥스선더 훈련 지난주 동부~중부~서부 전선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횡단 5박6일 취재를 다녀왔다. 휴전선을 지키는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많은 장병들을 만났다. 이들에게 남북 정상의 만남과 판문점선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살짝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흥분됐습니다” “통일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 복무기간이 짧아져 전역이 앞당겨진다면 모를까 관심없습니다” “떨떠름합니다. (북의) 위장 평화 아닙니까” 등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요즘 안보환경에 어떤 자세가 필요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군은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로 대답이 한결같았다. 어찌 보면 틀에 박힌 듯한 교과서 답변이었지만, 국민이 군에 바라는 정답이었다. 최근 한·미·일 블루 라이트닝 훈련을 놓고도 병사들 개인..
독도함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기대하며 남북 정상은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관계의 담대한 발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만난다. 두 정상의 만남은 제2의 몰타 회담에 비견되고 있다. 1989년 12월3일 당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한다고 선언했다. 회담 직후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우리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계는 ‘냉전 이후’라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회담이 열린 곳은 지중해 몰타섬에 정박한 소련 여객선 막심고리키였다. 역사는 몰타 회담처럼 때때로 선상에서 이뤄졌다. 특히 배 위에서 결말을 본 경우가 많았다. 후일 유엔 공동선언..
‘김재규 사진’ 못 걸고…장군 수에 목숨 거는 육군총장 헌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군 경찰이라는 본연의 업무와 관련한 이미지도 있지만, 아직도 장삼이사는 일제강점기 긴 칼을 옆에 차거나 권총을 들고 독립투사를 검거하려 혈안이 된 일본군 헌병 모습을 떠올린다. 여기에는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영향도 크다. 과 같은 영화에 등장하는 헌병은 ‘경찰헌병’이다. 일제는 1910년대 우리의 국권을 뺏은 후 한민족을 위협하고 편의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군인인 헌병을 군사뿐만 아니라 일반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경찰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일제가 무단통치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경찰헌병이다. 일제 헌병은 ‘무단통치’의 주역이었고, 한국인을 헌병 보조원이나 순사보로 임명하여 독립운동가 색출 및 체포, 고문을 일삼았다. 일제 헌병경찰 통치의 대..
‘노회한 승냥이’로 평가받던 김영철의 방남이 남긴 것 “승냥이 같은 X이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는 얼굴이 편안하지 않고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책임 부담이 얼굴에 보이는 듯했다. 막무가내로 큰소리치고 억압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얘기하려던 과거와는 달라 보인다.” 남북 군사회담 경험자인 예비역 장성 2인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 대한 평가다. 그는 1989년부터 남북 군사접촉과 대화에서 북측 대표를 해 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에 남측 대표가 말려들거나 머뭇거리면 속사포처럼 쏘아붙이며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고 했다. 2007년 5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김영철 북측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조크를 남측 수석대표인 정승조 소장에게 던졌다. 한 고교생이 당시 미 대통령인 조지 W 부시가 자동차에 치일 뻔한 것을 구해주고 난 ..
문재인 정부의 ‘기무’ 사용설명서 # 장면 1 2018년 1월18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는 출입기자들이 언론보도에 대한 국군기무사령부 조사를 성토하는 일이 벌어졌다. 언론에 보도된 ‘청(靑), 차관과 주요 현안 협의, 송 장관 조기 경질설 파다’ ‘한·미간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일정 확정’ ‘한미 연합사령부의 국방부 영내 이전’ 등 3가지 기사에 대한 기무사의 출처 조사에 항의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 기사들이 보도됐을 당시 그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나중에 청와대가 송영무 장관을 불신한다는 기사는 국방부의 공식 부인으로 봉합됐지만, 한·미 연합훈련 일정과 연합사 이전 기사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기무사가 국방부 출입기자들의 기사 취재 과정을 조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가 차관과 주요 현안을 협의한다”는 언론보도의 경우 서주석..
기무사 감청과 ‘왝더독’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면 시사잡지에 군부 동향에 대한 기사가 곧잘 오르내렸다. 야당 등 정치권에서 정세 분석을 할 때도 군부 동향을 눈여겨봤다. 군사독재정권이 종지부를 찍은 이후에도 상당 기간은 군부가 한국 정치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집단으로 꼽혔다. 그랬던 한국 군부는 이제 쿠데타와는 거리가 멀고 군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하는 안보 전문가 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데타(coup d’Etat)는 ‘국가에 대한 일격’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비롯됐다. 당연히 국민에게 주권이 있는 민주군대와 쿠데타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다. 한국군에는 쿠데타를 막기 위한 장치가 여러겹 있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은 쿠데타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일찌감치 법적·제도..
‘더스트 오프’와 한국군 군진의학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탈북한 북한군은 주한 미8군 더스트 오프팀의 신속한 이송과 응급조치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아주대 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밝혔다. 당시 알려지지 않은 게 하나 있었다. 주한미군 의무항공대 더스트 오프팀의 블랙호크 헬기가 JSA에 착륙한 지 2분 후 한국군 의무헬기도 현장에 도착했던 일이다. 만약 한국군 의무헬기가 미군 헬기보다 먼저 도착해 중상을 입은 탈북 북한군을 이송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당시 더스트 오프 구급대원들은 헬기 안에서 흉관 삽입술을 실시했다. 이 교수는 “헬기가 상승하면서 기압이 낮아지면 찢어진 폐에서 나온 공기로 인해 압박성 기흉(氣胸) 문제가 발생한다”며 “더스트 오프팀이 헬기 안에서 흉관 삽입술을 실시해 폐에서 나..
미 해군의 ‘포토 EX’와 한·미·일 공동군사훈련 딜레마 ■왜 ‘포토 EX’인가 미 해군의 3개 항모강습단이 지난 12일 한국 해군 함정과 함께 동해상에서 본격적인 한·미 연합훈련에 돌입하면서 국내 언론에는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다. ‘Photo EX(Exercise)’가 그것이다. 한국군 공보장교들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고 했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진 훈련‘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 미국 항공모함 3척이 ’Photo EX‘를 위해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 진입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미 항모 3척은 다른 함정들과 함께 한국작전구역에서 동시에 항공 촬영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미 항모 3척과 미 이스함 6척, 한국 함정 6척 등 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