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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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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과 양들의 침묵 사람은 ‘자기 잘난 맛’에 산다. ‘자기 잘난 맛’은 자존심의 변형이다. 자존심은 인생의 긴 항해에서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정신적 힘이다. 하지만 이 자존심을 잘못 발휘하면 자칫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대기업 회장의 딸로 살았더라면 우아하게 사람을 부리면서 ‘구속’이라는 굴욕도 겪지 않았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세밑을 시끄럽게 장식했다. 굴욕의 발단은 바로 자기 잘난 맛이었다. 가진 것이 많거나 힘이 센 권력자는 굳이 스스로 자존심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알아서 자존심을 챙겨준다. 가진 자는 겉으로 적당한 우아만 떨어도 주변에서 존중해 준다. 조 전 부사장은 적어도 대한항공 내에서는 권력자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이 ..
차라리 제2의 싸이를 키워라 ■연예병사 제도 폐지의 후유증 ‘월드 스타’ 싸이를 배출한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된 지 벌써 6개월이 다 돼간다. ‘연예병사’라 불렸던 홍보지원대원들도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 국방홍보원 소속의 홍보지원대는 많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한때 몸담았던 곳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배우 이준기가 이곳에서 군생활을 했고, 배우 이동건(본명 이동곤) 유건(본명 조정익) 이완(본명 김형수) 김재원, 가수 비(본명 정지훈) 박효신 미쓰라진(본명 최진) 유승찬, 개그맨 이진호 양세찬 등도 이곳을 거쳐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가수 세븐과 상추 등 몇몇 연예사병의 ‘안마방 출입 사건’을 계기로 국방부는 연예병사제도를 폐지했다. 그룹 메이트의 멤버 정준일(30)이 지난해 10월 30일 전역하면서 마지막 연예병사로 기록됐다. 그..
김경희는 어디로 ■김경희의 행방 북한이 장성택 사형을 전격 집행한 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67)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김경희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론 매체들이 엇갈리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이 은퇴할 것이라는 설과 오히려 장성택의 제거에 앞장섰다는 설이 그것이다. 여러 언론매체들이 보도하는 내용을 분류해 보면 김경희 당비서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직계로서 ‘백두혈통’의 ‘대모(大母)’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 ▲장성택의 여성 편력으로 갈등이 많았고, 2006년 무남독녀인 장금송이 프랑스에서 자살한 후 이미 결별했을 것(장금송은 애를 낳지 못한 김경희와 장성택이 입양한 딸이다) ▲김정일 2주기 행사에 나타나 남편 장성택의 처형을 정당..
이어도와 백두산 정계비의 공통점 한국일보가 단독보도라면서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내놓았네요. 한국 정부가 62년 전에 이어도 관할권 가질 기회를 스스로 철회했다는 내용인데요. 한국일보는 1951년 美외교문서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62년 전 미국에 이어도의 관할권을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외교관이 미국 측에 이어도가 울릉도 근처에 있다고 잘못 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외교문서 ‘1951년 아시아태평양편’에 따르면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7월 19일 양유찬 주미 한국대사는 존 덜레스 국무부 대일강화조약 특사를 방문, 일제 점령 영토의 반환 문제를 다룬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최종안과 관련한 한국 입장을 담은 서신을 전달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 서신에서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독도와 파랑도(이어도)의 반환을 명기할 것을 요구..
한국군 코멘터리 출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책을 한권 출간했습니다. 제목은 입니다. 그런데 책 내용보다 출판사에 만든 보도자료가 훨씬 그럴듯한 것 같습니다. 후배기자가 쓴 서평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소련은 왜 펜타곤의 핫도그 가게를 노렸을까 …‘한국군 코멘터리’ 10년간 국방부를 출입한 베테랑 기자가 대한민국 군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낸 책 ‘한국군 코멘터리’가 출간됐다. 책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군대의 여러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냉전시대 구소련이 미국 펜타곤(국방부)의 핫도그 가게를 사령부 건물로 착각해 1급 표적으로 지목한 일, 북한이 소련보다 감시가 어려운 ‘하드 타킷’인 이유 등이 보는 이들에게 흥미를 준다. 책은 또 우리 육·해·공군과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들을 추려냈으며, 성생활 문제 등 여군들의 애..
붉은 나폴레옹, 전설이 되다 지난 4일 사망한 베트남 독립 영웅 보 구엔 지압(武元甲) 장군은 ‘20세기 최고의 명장’으로 불릴만 하다. 미국 타임지는 그를 ‘붉은 나폴레옹’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전설로 남게 됐다. 지압 장군은 1950년대 프랑스와의 항불(抗佛) 전쟁, 그리고 1960~70년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고, 적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고,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3불 전략’으로 유명하다. 손자병법을 원용한 것 같은 이 병법은 현대 경영학에서도 자주 인용될 정도다. 실제로 남베트남 전투의 80%는 미군이나 월맹군이 아닌 베크공이 선택해 벌어진 전투였다는 사실이 미 국방부의 분석 결과 밝혀졌다. 또 월맹군은 미군과 근접전을 펼쳤다. 그것..
서울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뉴스가 핫 아이템이 되다 보니 TV를 켜면 어김없이 그의 얼굴이 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채 총장과 함께 낯익은 검찰 간부들의 모습도 보인다. 과거 검찰을 출입하던 시절 가끔 논쟁도 벌이고 했던 그들이다. 이들 중 한 명과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주장을 놓고 입씨름을 한 적이 있다. ‘수사는 생물’이라는 말은 검찰이 수사를 하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안이 튀어나와 수사의 방향이 어떻게 갈지 모른다는 것을 빗대 하는 비유였다. 나는 “검찰이 당초 수사 대상으로 삼았던 사안이 아닌 것을 수사하는 ‘별건 수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수사는 생물’이라는 주장으로 정당화한다”며 “차라리 ‘수사는 럭비공’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고 반박했던 기억이 난다. 검찰이 수사를 생물로 비..
리우 카니발과 진주 등축제 나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윗부분에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참가가 있다. 꼭 참가가 아니래도 좋다. 관람만 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리우 카니발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두 번 놓쳤다. 두차례 브라질을 방문했는데 공교롭게도 한차례는 리우 카니발이 시작하는 날 브라질을 떠나야 했고, 또 한차례는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도착하는 날이 라우 카니발이 끝나는 날이었다. 그게 아쉬워서 카니발을 위한 학교인 삼바 학교 방문을 계획했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대신 TV로 비춰주는 카니발의 하이라이트만 시청했는데도 마치 다른 우주의 세계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리우 카니발은 사순절을 앞두고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의 나흘 동안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