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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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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장의 인사 실험 ■국정원 인사, 육군의 3심제 도입 남재준 원장을 선장으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호’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듯이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의 색깔은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이뤄진 국정원 승진 인사는 육군 인사처럼 ‘3심제’로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아마도 인사 청탁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시도인 것 같습니다. 3심제를 하게 되면 승진 인사를 하는데 외부의 입김이 아무래도 차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목에서 3심제가 뭔지를 간략히 보겠습니다. 육군 인사는 갑(甲)·을(乙)·병(丙) 3개 추천위원회(위원장은 2~3단계 상급자, 위원은 1~2단계 상급자)가 동시에 심사하는 3심제로 실시됩니다. 각 위원회는 배수(倍數)로 추천된 대상자 들 가..
늘어나는 여군 사업가로 주변에 가부장적인 선배가 한 분 있다. 혹자는 그분을 두고 마초이스트라고 말한다. 그분이 사는 아파트 화장실에는 공중화장실도 아닌데 좌변기와 함께 서서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소변기가 나란히 마련돼 있다. “남자가 어찌 앉아서 계집애처럼 오줌을 눌 수가 있는가.” 집안에 소변기를 들여 놓은 데 대한 본인의 설명이다. 이와는 대조적인 환경에 놓인 선배도 있다. 대기업체 고위 간부인 이분은 집안 화장실의 좌변기 이용 문제를 놓고 종종 처자식들과 다툰다. 다툼은 딸만 둘을 둔 이분이 소변을 본 후 변기의 엉덩이 받침대를 올려 놓는 데서 시작한다. 부인과 두 딸이 화장실을 나오면서 왜 받침대를 내려놓지 않느냐고 따지곤 한다. 사태는 결국 아버지가 “다음부터는 볼 일을 본 후 받침대를 내려놓겠다”고 ..
남북국방장관회담, 독도함에서 개최 각종 재해로 인한 북한의 식량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또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준동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신문사 편집국에서 야근을 하면서 이런 저런 뉴스들과 관련해 상상력의 나래를 한번 펴봅니다. # 뉴스 1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북한 당국은 X일 남한이 제공한 쌀 등 구호품에 대한 대가로 사거리 500㎞인 스커드C 미사일 X기를 폐기하기로 남측 당국과 합의했다. 북한 당국이 군부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비대칭 무기인 미사일 일부를 폐기키로 한 것은 국제 사회의 압력뿐만 아니라 남측과의 화해 무드 조성에 절대적인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 뉴스 2 남북 국방장관이 X일 동해상에서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 갑판에서 남북 간 군사 현안을 놓고 2박 3일간의 협상에 들어갔다..
여론을 분열시킨 육사 분열행사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화랑의식(퍼레이드)를 참관한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네요. '반란 및 내란죄로 무기징역까지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참관을 허용했다'며 군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1989년도에) 사면까지 받은 사람인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반박하는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사건의 발단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5공 핵심 인사들과 함께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한데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육사 교장 옆자리에 서 있던 전 전 대통령은 생도들이 단상 앞에 이르러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치자 손뼉만 쳤던 참석자들과 달리 생도들에게 경례로 화답하면서 사실상 ’사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는거죠. 그렇다면 일부에서 말하는 것처..
삼성그룹 2인자와 참모총장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의 모든 신문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씨가 임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삼성그룹 2인자가 교체됐다며 관련기사까지 안쪽 지면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자니 이제 사회의 헤게모니가 어디에 가 있는 지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문의 1면에 특정 직위에 임명됐다는 인사 기사가 들어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유명인이라도 거취와 관련해 신문 1면에 기사가 게재되는 것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처럼 신병이 구속된다든지, 아니면 장관직에서 전격적으로 짤린다든지 하는 유쾌하지 못한 일이 벌어질때가 아니면 쉽지가 않습니다) 일개 기업집단의 2인자 임명기사가 1면을 장식하고 관련 기사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사회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재벌그룹이 사회의 주도권을 잡..
대북 정보의 속살을 들여다 보니 누군가 자신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아마도 오싹한 공포를 느낄 것입니다. 벌써 10년도 넘은 서기 2000년도에 벌어진 일입니다. 휴대전화의 벨이 울려 받았더니 상대방이 다짜고짜 욕설과 협박성 발언을 일방적으로 퍼붓고 전화를 끊어 버리는 황당한 경우를 당했습니다. 당시 보건복지부 출입기자였던 저는 기사를 통해 의약분업을 둘러싸고 집단 휴진에 나선 의사 집단을 비판했습니다. 일방적인 전화 욕설은 이에 대한 일종의 ‘전화 테러’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모르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저의 전화는 당시로서는 상용되지 않은 송신자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전화를 건 사람의 번호를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통신회사에서 연구원 등을 포함해 극히 소수의 사람에게만 시험용으..
영웅의 속살을 들여다보니  경찰이 지난해 여름 수해현장에서 주민을 구하다 숨진 조민수 수경의 사연 조작 의혹과 관련해 10일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원점에서 재조사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수경의 옛 상관들인 의경 중대장과 경찰서장은 “사연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하네요. 경찰이나 군인, 소방관 등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뛰어드는 직업군이 사망하면 곧잘 ‘영웅담’이 등장하곤 합니다. 전투기나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제목이 ‘살신성인’입니다. 기체가 추락하는 와중에도 민가쪽이 아닌 야산으로 기수를 돌리려 조종사들이 안간힘을 썼다는 것죠. 그런데 사실 조종사들이 실제로 기수를 민..
엄동설한에 '파리' 날리는 엄사리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일이 터지면 풍수와 연결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꼭 풍수가 아니더라도 무엇인가와 연계해 해석하고 싶은 속성이 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 천안함 소속 부대로 평택 원정리에 자리 잡고 있는 해군2함대사령부의 터를 놓고 사람들은 입방아를 찧었다. 일부 동네 주민들은 지금의 부대 자리에 공동묘지가 있었던 것이 마음에 거슬린다며 천안함 침몰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식이다. 해군2함대는 1990년대 들어 인천에서 원정리로 이사오면서 연고지 없는 묘지의 유골들은 다 화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걸 보면 이름 없는 묘지의 주인들이 고마워할 일이지 해코지 할 일이 아니다. (학창 시절 다니던 학교가 공동묘지 터였다는 얘기 안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집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