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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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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망에 걸린 209 잠수함  잠수함과 구축함이 서로 쫓고 쫓기는 훈련을 계획했으나 기상이 악화돼 훈련이 취소됐다. 그러나 잠수함은 이미 훈련 개시 시간에 맞춰 사전에 물 속에 있기 때문에 훈련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을 수가 없다. 결국 기상이 나빠지면서 구축함과 같은 수상함들은 항구로 철수했지만 잠수함은 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되는 줄 알고 물속에서 요리조리 다니게 된다. 물론 잠수함도 이상한 것을 느꼈다. 잠수함을 추적하는 임무를 맡은 수상함들이 레이더상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면으로 부상할 수도 없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지만 잠수함은 예정대로 물 속에서 자신이 맡은 ‘도망자’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물 위에서 쫓는 군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물 속에서 요리조리 다니는 모양이 굳이 속담에 비유하자면 ‘달밤에..
청해부대 UDT 대원들의 수기 이제 진짜 시작이다, 실탄을 장전하라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대위 김00 2011년 1월 22일 새벽 3시. 총기상 방송과 함께 눈을 떴다.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구나!’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침대와 케비넷, 미리 준비해둔 작전조끼와 방탄헬맷. 그리고 피탄 고글이 눈에 들어왔다. 3일 전, 1차 구출 작전시 대장님께서 착용했던 바로 그 피탄 고글이었다. 밤사이 긴장한 탓인지 잠을 설쳤지만 고글을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작전준비를 위해 장비를 착용하면서 시큼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평소 때였다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졌겠지만 그동안 흘린 땀을, 훈련을 생각하니 자신감이 차올랐다. 격납고에 가보니 대원들도 벌써 나와 최종 장비점검을 하고 있었다. 제대로 잠을 잔 사람..
군대는 □□의 황금어장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아시다시피 기독교의 큰 행사이지만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하루를 즐기는 날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은 종교와 관련해 퀴즈 타임을 갖겠습니다. ‘군대는 □□의 황금어장이다’에서 □□를 채워보세요. 얼마 전 한 언론 매체에 뜬 이란 기사를 보면 정답이 있습니다. 빙고! 정답은 ‘선교’입니다. 불교와 원불교측에서는 ‘포교’란 단어를 선호하겠지만요. 수년 전 군종병과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 종교인께서 “군대는 □□의 황금어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던군요. 실제로 그런 것 같습니다. 폐쇄적인 병영 내에서 주말에 종교시설을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일종의 해방감도 만끽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종교가 없던 ..
군 인사의 악순환/말로만 하는 군 개혁 인사 #미사여구로 포장된 MB 군부의 개혁과 인사(결과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 도발) 국방부가 16일 ‘2010년 후반기 장성’ 인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작전통’과 ‘야전통’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고 보도하는 언론이 꽤 있습니다. 앞서 김관진 신임 국방장관이 취임했을 때도 도하 언론마다 신임 장관의 취임사를 소개하면서 '전투형부대, '관료적 풍토" 쇄신을 을 화두로 던졌다며 군 정기 인사가 ‘야전 우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은 바 있습니다. #야전성과 파이트 투나잇 그렇다면 도대체 ‘야전성’이란 무엇인가. 우선 신임 장관의 취임사 중 눈에 띄는 몇 대목을 볼까요. ①“보여주기식 작전 관행을 뿌리 뽑고 오직 전투행동과 작전결과로 평가받는 기풍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②“고도의 실전 능력을 ..
연평도와 원탁의 기사 북한군의 포격도발 이후 연평도는 마치 신무기 전시장처럼 변했다. 도하 각 언론의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각종 무기가 연평도에 배치됐거나 앞으로 배치될 것처럼 나온다. 아서 레이더, 엑스컬리버 포탄, 딜라일라 미사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 연평도에 긴급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아서’(ARTHUR)는 스웨덴 사브 사가 만든 대포병 레이더시스템이다. ‘엑스컬리버’(Excalibur)는 GPS 유도 스마트 포탄의 이름이다. 이른바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는 똑똑한 포탄’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엑스컬리버가 연평도에 배치될 예정인 것처럼 보도했으나 합동참모본부의 고위 간부는 “연평도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엑스컬리버는 개발도 끝나지 않은 장비”라고 부인했다. 이들 무기가 배치됐건 안 됐건 간에 최근 언..
12·12와 국방부 컬렉션(천대받는 미술품들) 신군부 세력이 1979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던 소위 ‘12·12 사태’가 31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일전에 국방부 신청사 현관 정면에 걸려 있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적영’이란 그림이 운보가 일제시대 일본군을 미화한 ‘적진육박’과 너무도 유사한 탓에 광복군의 맥을 잇고 있는 한국군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이 그림이 12·12 사태 당시 국방부를 습격한 쿠데타 세력이 쏜 총알에 맞아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글을 쓴 바 있다. 이후 국방부 역사에 밝은 분이 흥미로운 얘기를 전해왔다. 운보 그림 뿐만 아니라 다른 그림도 당시 총탄을 맞았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운보 그림은 1발 밖에 맞지 않았지만 이 그림은 상당히 많은 총알 세례를 받았고, 마찬가지로 복원 작업..
장군 김관진과 황의돈 ‘장수’(將帥)를 구분하는 데 있어서 손자병법은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으로 분류했다. 여기서 용장은 뱃심과 사나운 용맹함, 추진력을 갖춘 장수라 하겠다. 지장은 말 그대로 뛰어난 전략가로 전술을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는 두뇌를 가진 장수다. 덕장은 가슴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장수다. 덕으로써 다스리니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장수를 따른다는 의미다. 흔히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는 용장, 조조와 제갈공명은 지장, 유비는 덕장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또 일본 전국시대를 풍미한 세 장수, 오바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울지 않는 새’의 비유를 들며 비교하기를 좋아한다.(실제로 그들이 용·지·덕을 갖춘 장수들인지는 잘 모르겠다. 호사가들이 만든 비유같기도 하다) 용장인 오다..
독일 육사 전성시대 김관진 신임 국방장관과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모두 독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수학했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네요. 신임 장관은 육사 28기, 전임 장관은 육사 29기로 1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두사람은 모두 육사 기수 중에 1명만 선발하는 독일 유학 시험에 합격, 육사 2년차인 1969년과 1970년에 각각 독일로 가 3년동안 공부했습니다. (한국 육사생도의 독일 육사 유학이 이뤄진 것은 1966년 한·독 육사생도 위탁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같은 곳에서 공부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관진 신임 장관은 뮌헨의 독일 육사에서 수학했고, 김태영 전임 장관은 함부르크의 독일 육사를 다녔습니다.(굳이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한솥밥’을 먹은 것은 아니라는 거죠) 독일은 우리나라 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