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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추행 사건, 차라리 특검을 하라 e메일을 한 통 받았다. 공군 부대장을 지낸 예비역이 여성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보도를 보고 보낸 것이다. 그는 사건·사고 발생 후 은폐와 회유, 조직적 왜곡의 공군부대 문화를 고발했다. 그는 ‘말로는 재정비하고 다시 태어나겠다고 하지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그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뭔가 이상하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감성’ 대책 먼저 내놓을 때부터 이상했다. 과거 정권이 군에서 대형사고만 일어나면 했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청와대는 공군참모총장부터 경질했다. 국방부는 대통령 지시라며 병영문화개선 민관군합동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2014년 4월 윤모 일병이 선임병 4명에게 구타당해 숨진..
‘도로 기무사’ 본색 드러내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군 내 보안·방첩부대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공식 약칭은 ‘안지사’다. 군사안보지원사는 2018년 9월 출범하면서 조직의 약칭을 안지사로 해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과거 국군기무사령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군사안보를 통해 군 내 작전부대의 성공을 ‘지원’하는 것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핵심 역할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랬던 안지사가 최근 태도를 슬그머니 바꿨다. 알음알음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약칭으로 ‘안지사’ 대신 ‘안보사’를 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원보다는 안보를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어찌됐든 약칭을 안지사에서 안보사로 바꾸면 ‘전제용 안지사령관’은 ‘전제용 안보사령관’이 된다. 안보의 최고 책임자라는 얘기인가. 현재 군사안보지원사 ..
과학화·기동화 군대의 그늘 국방개혁도 버전업 시대다. 참여정부에서 만들어진 ‘국방개혁 2020’은 군 구조·전력체계 및 3군 균형발전, 병영문화 발전, 문민화 등을 목표로 한 장기적 국방개혁 청사진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국방개혁 2020을 기반으로 한 ‘국방개혁 2.0’을 선언했다. 현 정부 임기 내 완결을 목표로 했다. 그렇다면 국방개혁 2.0은 지금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을까. 국방부는 지난 15일 서욱 장관 주재로 국방개혁 2.0 추진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정부의 국방개혁 추진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수정하는 자리였다. 국방부는 22사단 ‘헤엄 귀순’으로 뚫린 경계 실패의 원인도 진단했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의 노후화와 기능 미흡으로 과도한 오경보 발생’ ‘육상·해안 동시 경계 등 경계작전 여건의 상대적 부족’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요구받는 한·미 연합훈련 군사용어에서 ‘훈련’과 ‘연습’의 정의는 다르다. ‘합참 훈령’을 보면 연습(Exercise)은 ‘연합·합동 작전 과정에서 작전술 제대의 작전 기획·준비·시행을 포함한 군사 기동 또는 모의된 전시작전 시행 절차 숙달 과정’이다. 연습은 최대한 실제처럼 실시해야 한다. 훈련(Training)은 ‘전술 제대의 개인 및 부대가 부여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식과 행동을 체득하는 조직적인 숙달 과정’으로 유격 훈련, 사격 훈련, 화생방 훈련 등을 말한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군에서 훈련과 연습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끝난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도 그렇다. 시대가 바뀌면 용어 사용 방법도 변하나 보다. 1954년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한 포커스 렌즈 연..
‘입맛대로’ 인사 탓에 기본 무너진 군대 군대가 알게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 군 기강이 훼손되고 기본이 무너졌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위아래가 따로 논다. 또 뚫린 최전방 경계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동해 최북단 해안으로 월남한 북한 남성은 폐쇄회로(CC)TV에 최소한 4차례 이상 포착됐는데도 감시병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천억원을 쏟아부어 설치한 과학화 경계감시 장비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근무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과학화 경계감시 장비만 설치해주면 된다고 여긴 군 수뇌부 책임이 적지 않다. 한두 곳도 아니고 최소한 4곳 이상에서 경보음이 울렸는데도 아무도 녹화 화면을 되돌려 움직이는 물체를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관행적으로 경보를 무시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부대 관리 자체에 ..
전작권·남북대화 ‘두 마리 토끼’ 쫓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는 문재인 정부 안보정책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신년회견 메시지를 내놓았다. 보수층 반발이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남북, 북·미 대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당하다. 역사적으로도 많은 군사적 합의가 적대국 사이에서 이뤄졌다. 한반도에서 ‘적’과의 협의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서부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있어 왔다. 문제는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싸고 전작권 전환과 남북대화가 엉켜 있다는 점이다. 한·미연합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평가한다는 것은 한·미 간 합의사항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대해 군사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다문화 시대의 ‘개인 맞춤형’ 군대 미군은 일찍부터 장병들에게 특정 종교를 위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할랄(무슬림)·코셔(유대교인) 인증 전투식량(MRE)까지 갖추고 있다. 한국군에도 미군처럼 무슬림 식단이 도입된다고 한다. 국방부는 내년 중 무슬림(이슬람교도) 병사에게도 종교를 고려한 맞춤형 음식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지난 27일 밝혔다. 무슬림 병사가 맞춤형 식단을 선택할 경우 자연스럽게 자신의 종교가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군에 복무 중인 병사 가운데 자신이 무슬림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례는 1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 내에도 다문화가정 출신 입영자를 중심으로 무슬림 병사가 상당수 있으나 이를 밝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차별을 의식한 게 아닌가 싶다. 국방부는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 현황을 개인..
물 샐 틈 없는 철통경계 ‘도그마’는 이제 그만 군의 경계작전 문제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고질병처럼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달 초 발생한 북한 주민의 탈북 당시 22사단 최전방 철책의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놓고 방위사업청과 육군이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북한 주민이 철책을 넘을 때 전방 GOP(일반 전초) 철책 그물형 광망의 윗부분에 설치된 ‘감지유발기’가 작동하지 않아 경고 센서가 울리지 않은 것이 누구 탓이냐는 것이다. ‘감지유발기’는 압력을 센서에 전달해주는 나사가 풀려 있는 바람에 작동하지 않았다. 군은 앞으로 나사가 풀렸는지 여부까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나섰지만, 155마일 철책선의 봉인된 리벳까지 일일이 뜯어 그 안에 있는 나사 상태를 확인하겠다는 게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군의 경계인력을 줄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