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인사가 대선의 영향으로 유례없이 늦춰지면서 군심이 흔들리고 있다.

 

■임기 지난 군단장만 5명, 사단장은 8명

 

매년 4월 이뤄지던 군 장성 인사는 대통령 선거로 연기된데 이어 국방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3개월째 그 방향이 오리무중이다.

 

‘별 넷’들의 경례 연습 ··· 임호영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정경두 공군총장, 엄현성 해군총장, 장준규 육군 총장, 이순진 합참의장(왼쪽부터) 등 대장들이 지난 5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부 방문에 앞서 한민구 국방장관(맨 오른쪽) 앞에서 경례 연습을 하고 있다.

 

군 인사가 이처럼 미뤄진 전례는 드물다. 그만큼 군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인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로 인해 헌법재판소가 5월 14일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을 내린 이후에야 장군 인사가 이뤄졌다. 2010년도에도 천안함이 3월 26일 북 잠수함의 어뢰에 의해 침몰하면서 4월 정기 군 인사가 미뤄졌다. 그러나 이처럼 장기간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인사 대상인 장군들은 일이 정상적으로 손에 잡히기가 쉽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덩달아 지휘관의 거취에 민감한 부하들도 국방부와 국회쪽을 향해 ‘안테나’를 높이 세워 놓고 인사 정보 수집에 너도나도 나서고 있다.

 

육군의 경우 8개 군단 가운데 임기가 지난 군단장만 5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사단의 경우 8명의 사단장이 임기를 넘겼다. 그만큼 지휘관의 거취를 놓고 부대원들도 술렁거릴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에는 국군사이버사령관과 육군 종합군수학교장, 육군 종합행정학교장 등 육군 소장 6명이 계급 정년으로 전역했다. 국방부와 육군이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해 6개 소장급 자리가 대리체제 또는 공석 상태다. 갈수록 중대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이버 사령관 자리조차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했다.

 

군 인사의 정상 시스템은 지난 박근혜 정부때 사실상 붕괴됐다. 청와대가 군 인사를 직접 챙기다 보니 권력실세와의 인연이 없으면 요직에 가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인사참모부장은 거의 총장급 실세였다. 참모총장의 지침 보다는 청와대의 인사지침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국방장관 이·취임식 준비중인 국방부 대강당 모습.

 

보수 정권의 지난 10년 집권 기간동안 정권 입맛대로 인사를 하면서 계급이 높아질수록 대가 세고 무인의 풍모가 넘치는 장군 보다는 말 잘드는 ‘예스맨’ 장군들만 늘어났는 평가에 대해 군 간부들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북한군과 바로 머리를 맞대는 전방 부대 군단장들이 보병 작전 출신이 아닌 군수와 인사 출신으로 모두 채워지기도 했다.

 

군 장성 인사가 늦춰지면서 각군의 인사참모부는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내려놓고 있다. 새 정부의 인사기준이 뭣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려 하는 배후에는 군 인사를 최대한 늦춰 안보 불안을 유발시키는 한편 장성 인사 연기를 통한 ‘시간 벌기’로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 하는 세력이 있다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국방장관 임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군심이 흔들리면서 안보 불안이 커지는 측면은 분명하다. 야전부대의 실무 장교들은 “국방장관이 누가 됐든 빨리만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새로운 국방장관이 취임하면 4성 장군에 대한 인사는 육·공군 참모총장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대대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대한민국 4성 장군은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육군 1·3야전군사령관, 육군 2작전사령관 등 8명이다. 이가운데 지난해 임명된 해군참모총장과 연합사부사령관을 제외한 5명의 대장들은 보직을 바꾸지 못하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

육군의 경우 4성 장군 승진 대상자는 육사38기와 39기, 학군 학군 20기와 3사 17기 등이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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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안한다.” 군이 해년마다 실시해온 4월 상반기 정기 인사가 올해도 반복될 수 있을 지 여부를 놓고 군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장군 인사를 단행할 수는 있지만, 차기 정권 출범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한민구 국방장관 주재로 군 위기상황평기 및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예기치 않았던 일이 발생하면서 군 인사가 미뤄진 전례는 수차례 있다.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바람에 헌법재판소가 5월 14일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을 내린 이후에야 장군 인사가 이뤄졌다. 2010년도에도 천안함이 3월 26일 북 잠수함의 어뢰에 의해 침몰하면서 4월 정기 군 인사가 미뤄졌다. 군 내부 분위기는 과거 전례 등을 고려할 때 군 장성 인사가 차기 정부 출범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5~6월 중 이뤄질 군 장성 인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폭이 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하려면 지명 이후 인사청문회 과정 등을 거쳐야 해 6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국방장관 내정자가 한민구 현 장관과 협의해 5월중에라도 군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정부 군 인사는 실패작

 

군 소장 장교들은 박근혜 정부의 군 인사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등 외부 인사들이 군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비판이 가장 대표적이다. 정권 초기에는 김 실장과 근무연이 없으면 요직에 가기 힘들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순진 육군 대장(3사14기)이 합참의장에 임명됐을 때 ‘대구고 출신인 이 대장이 TK 실세의 지원으로 됐다’는 설과 함께 ‘이 대장이 김 실장을 대대장으로 모셨기 때문에 됐다’는 설이 함께 나돌기도 했다.

 

군에 무장(武將)다운 장군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권의 입맛대로 인사를 하다보니 계급이 높아질수록 대가 세고 무인의 풍모가 넘치는 장군 보다는 말 잘드는 유약한 서생적 장군이 판을 친다는 것이다. 그나마 김현집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 36기)은 ‘전쟁을 할 줄 안다’는 인물평과 함께 합참의장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군내 역학관계로 지난해 9월 전역해야 했다.

 

소위 ‘싸울줄 아는’ 장군을 찾기 힘들어진 것은 전시작전권이 없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미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 찾는 장교들도 있다. 한 장성은 “솔직히 군 수뇌부가 전면전에는 관심이 없고 북한의 국지도발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장병들의 피로도만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 수뇌부가 미군과 중국이 있어 한반도에서 전면전 발발 확률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직위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지도발에만 온 신경을 쓰다보니 장병들의 비상대기만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장 장교들은 장군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는 데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최전방 군단장 출신 합참 작전본부장을 찾기 힘든게 대표적이다. 최전방 군단에서 작전을 펼쳤던 경험자가 작전의 최고 전문가 자리인 작전본부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후방지역에서 임명되는 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육군 기계화사단이 전차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소장 장교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실시될 인사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과거의 잘못된 적폐적 인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반면 대선 캠프의 군 출신이 국방장관으로 오면서 나눠먹기식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병대 사령관은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교체될 예정이다. 이상훈 해병대사령관의 2년 임기가 4월 중순 끝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병대는 사령관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인사에서 임기가 적게 남아 있는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육사36기)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은 2015년 9월에 취임했다.

 

■알자회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영향력

 

군내 사조직 ‘알자회’ 출신 장군들의 행로에도 관심거리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25년 전에 조치를 취해 유명무실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장군이 음해성으로 다시 끄집어 내 불거진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했지만 여전히 사조직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장교들이 많기 때문이다.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38기·대장)은 ‘최순실 비선을 활용한 군 인사개입 관련 의혹 보고’란 제목의 찌라시성 문건에 알자회 출신으로 거론되자 본인은 ”사실과 다르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문건의 내용에는 오류가 많다. 알자회 출신 육사 38기 동기생은 ”알자회원이 아닌 임 장군은 억울한 측면이 많을 것“이라며 ”임 장군이 우리 알자회 동기생들과 친하게 어울린 탓에 알자회가 아니면서도 과거 진급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이름이 등장하니 화도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건의 명단에는 알자회가 한 기수에 12명임에도 불구하고 38기의 경우 임 장군까지 이름을 넣는 바람에 13명인 것처럼 적혀 있다.

 

문건은 또 알자회도 아닌 육사 42기 출신 김모 사단장(소장)을 알자회 명단에 올렸다. 김 소장은 동명이인인 동기생 때문에 이름이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하나회 출신 예비역 장성을 알자회로 바꿔 명단을 만드는 등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부 군 간부들은 가장 최근에 실시된 군 인사에서 알자회 문제에 묻히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배경이 있다고 전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군 장성인사 개입 의혹의 실체는 한민구 장관 측근과의 연계성이라는 것이다. 여러 간부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지난해 9월 인사에서 한 장관이 외부의 입김에 휘둘렸던 과거와 달리 전권을 가지고 인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 전 수석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간부는 ”육사 44기 출신의 예비역이 고교 동창으로 절친인 우 전 수석과 한 장관의 측근 장군을 연결시켜줬다“며 ”이 덕분에 일부 영주 출신과 한 장관이 직접 챙긴 인사들이 혜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성 놓고 복잡하게 얽힌 육사 38·39기

 

군내에선 앞으로 있을 군 수뇌부 인사에서 인사적체로 복잡하게 얽힌 육사 38기와 39기 진급 문제가 해결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육사 38기는 중장 5명이 추가 대장 진급 경합중인데 이들은 올 상반기 중 진급하지 않으면 대부분 전역해야 하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육사 39기 중장들도 올해 말까지 대장 진급을 하지 못하면 대부분 전역해야 할 판이어서 육사 38기와 39기가 동시에 경합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

 

합참의장 후보군은 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육사 37기인 김영식 1군사령관·엄기학 3군사령관·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임호영 연합사부사령관 등이다.

 

해군은 지난 9월 인사에서 장성 부인들이 대통령 휴양시설인 저도에서 낯 뜨거운 파티를 열고 있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대폭 인사가 미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서는 당시 동영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군이 합참의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 인사에 이어 25일 중장급 이하 군 장성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된 이재수(55·육사37기) 중장(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육군 특전사령관으로 임명된 전인범(55·육사37기), 해군 참모차장으로 임명된 엄현성(해사35기) 소장,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으로 임명된 김용현(54·육사38기) 소장>

 

사 37기 전성시대

 

 진급자만 110명에 이르는 이번 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동기인 육사 37기가 군내 핵심 요직에 포진된 것도 특징입니다.

 

 중장으로 진급한 전인범·엄기학·조보근 소장 등 3명이 육사 37기입니다. 연합사 부참모장에서 특전사령관으로 임명된 전인범 소장은 군내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꼽힙니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전임범 장군의 부인입니다. 전인범 중장은 또 군내 최다 훈·포장 수여 기록자인 것으로 기무사는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중 상당수가 미군이 수여한 것들입니다.

 

 엄기학 장군은 노크 귀순사건으로 견책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6개월이 지나 진급을 시켰다고 합니다. 또 작전 분야에서의 적임성도 인정받아 진급한 케이스입니다. 조보근 장군은 정보 분야 전문가로 국방정보본부장직을 맡게 됩니다.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된 이재수 중장도 37기입니다. 박지만 회장의 중앙고 동창이기도 한 이재수 장군은 지난 4월 상반기 인사 때 일찌감치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 인사사령관직을 수행하다 불과 6개월 만에 기무사령관직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장경욱 현 기무사령관은 이번에 진급하지 못해 올해 말 전역할 예정입니다. 군 안팎에서는 이재수 중장이 지난 인사 때 진급하자마자 기무사령관으로 바로 보낼 경우 구설수에 오를 것을 우려해 무색무취한 장경욱 소장을 임시로 기무사령관 직무대리로 임명했다는 설이 파다했는 데 결과적으로 맞는 해석이 됐습니다.

 

 육사 37기는 300여 명이 임관했는데 이중 8명이 중장급 직위를 맡게 됐네요.

 

■ '8차' 장군 진급자 등장

 

 이번 인사에서 진급 적기를 놓친 17명이 발탁됐습니다다. 군에서 통상 3차 시기를 지나면 발탁 기회가 없어지는 데 올해는 육군에서만 4차 이상자가 17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늦깎이로 별을 달게 된 지각 진급자 가운데 최대 하일라이트는 ‘8차 진급자’인 고명현 대령입니다. 8차 진급자라 함은 장군 진급 대상자로서 8년만에 진급을 했다는 얘기입니다.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육사 37기인 그는 무려 7년 후배와 같이 장군반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1차로 장군에 진급한 동기생 가운데서는 벌써 군문을 떠난 전역자까지 있는 판이니 그이 이례적인 진급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의 지각 진급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남재준 국정원장이 그를 국정원으로 불러 국방보좌관으로 근무시키다가 다시 별을 달아 육군으로 복귀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는 국정원에 갔을 때도 화제였습니다. 국정원장 국방보좌관은 지금까지 준장 또는 소장이 임명돼 왔던 자리로 대령이 임명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다.

 

 국방부는 “준장 진급의 경우 통상 3차 진급까지만 가능하던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해 4차 이상 준장 진급자를 작년 대비 20%나 늘어난 31명으로 늘렸다”고 친절하게 배경 설명까지 하고 있네요.

 

■ 여전한 ‘영남 편식’과 홀대받은 '3사'

 

 이번 인사에서 육군 소장 진급자는 13명입니다. 이가운데 6명이 영남 출신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지역 편중’이라느니 ‘지역 차별’이라는 하는 얘기가 또 나올 것 같습니다.

 

 또 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한 3사 출신 가운데 사단장 진출자가 단 한명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출신별 안배로 3사 출신 사단장이 배출되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한·미연합사 출신의 대약진

 

 전인범 연합사 부참모장의 중장 진급을 포함해 이번 장군인사에서 한·미연합사령부가 7명의 진급자를 배출했습니다. 중장 진급이 1명, 소장 진급이 2명, 준장 진급이 4명 등 총 7명인거지요. 이같은 대량 진급 역시 과거 사례에서 찾기가 힘듭니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 미국의 MD 편입 여부 등을 놓고 예민한 한·미간 현안이 많아서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전략이나 작전과는 큰 연관이 없는 수송 병과 진급자 등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한·미간 군사적 논의 사항이 많아질 것을 대비한 인사라는 것이지요.

 

■ 그밖에

 

 교육사령관으로 임명된 김종배 장군(육사 36기)은 ‘양병 전문가’의 역량을 인정받아 중장으로 진급했습니다.

그는 원래 합참 작전본부 합작과장 출신으로 작전 전문가입니다. 그러나 MB 정권이 들어서면서 참여정부에서 중책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이후 부사관학교장으로 부임했고, 그곳에서 군 교육 방식과 내용 등에서 그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합참차장에 작전 전문가인 김현집 중장(육사36기, 왼쪽 사진)이 임명됐습니다. 해군 출신인 최윤희 합참의장을 작전적 차원에서 보완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됩니다. 하나회 출신인 김현집 중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입니다. 그는 이런 이력으로 인해 진급 심사 때마다 애를 먹었습니다. 그러나 작전 분야에 정통한 그의 능력은 그런 애로사항을 항상 뛰어 넘었습니다.

 

 육사 37기인 신원식 중장이 군단장 보직인 수방사령관에서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에 띕니다. 군단장은 통상 18개월 이상 근무하는데, 군단장의 법적 임기가 없다하더라도 3성장군 1차 보직에서 2차 보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만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 지 곱씹어볼 대목같습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

뒤늦게 지난주에 있었던 군 정기인사에 대한 ‘관전평’을 올립니다. 군인들은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서 인사에 대한 얘기는 자칫 당사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도 있기에 되도록이면 피하려 했으나 여기저기서 인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기에 조심스럽게 다뤘습니다.(정부 고위층 한분도 이번 군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어보더군요.)

군은 지난 10일 장성과 대령 등 107명에 대한 진급및 보직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입니다. 과거 정부에서 잘 나갔다는 이유로 사실상 ‘숙청’당했던 인사들이 부활했고, 5수 끝에 별을 다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가 나왔습니다. 또 지금은 없어진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 '3성 장군'이 2명이나 나왔습니다.

이밖에 군 인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청와대 입김도 인사 결과만 놓고 보면 개입 흔적이 별로 없는 모양새입니다. 기무사도 이번 인사에서 영향력이 사실상 ‘제로’였던 것 같습니다. 대신 김관진 국방장관이 거의 전권을 휘둘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방부를 출입한 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처럼 국방장관이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진급시키고 보직을 조정한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 잡음은 그 어느때보다 없어 보입니다. 김 장관이 관행을 파괴하고 진급시킨 대부분의 장교들이 능력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거꾸로 보면 이들이 충분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 군맥이 아니라는 이유로 MB 정부에서 진급의 불이익을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의 군 인사가 상식적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군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파격적인 이번 장군인사에는 인사 전문가인 류성식 군사보좌관의 아이디어가 상당히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장수 사단의 부활


이제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김장수 사단’의 부활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육군 교육사령관(중장)으로 진급해 보직을 받은 황인무 장군(육사35기·55)은 전 국방부장관인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의 군사보좌관 출신입니다. 그는 중장급 2차 보직 자리인 교육사령관 자리에 군단장도 거치지 않고 임명됐습니다. 그야말로 파격 인사입니다.

4수 끝에 별을 단 ㅈ 대령도 김 전장관의 측근입니다. 황 장군이나 ㅈ 대령 모두 능력면에서는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만들어진 ‘前 정권 수혜자’ 명부, 소위 ‘살생부’에 포함돼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습니다. 이번에 장군이 된 해군의 ㄱ대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른바 ‘살생부’에 오른 인사들은 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와 국방장관실, 육군총장실 등 핵심 보직에 있었던 경우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살생부의 존재를 부인합니다. 이와 관련한 국회에서의 현 장관과 전 장관의 대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장수 의원은 “(군내) ‘살생부’가 존재하나, 안 하나. 그에 대해서 불이익 준 적 있나, 없나”라고 물은 뒤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장관이나 저나 입장이 난처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군에서 살생부라는 용어는 들어본 적이 없고, 사용도 안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김 의원은 “육군총장, 국방장관을 해본 제 경험에 비춰보면 장군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장관이나 총장 뜻과 상반되는 이야기를 할 경우, 설득하고 이해시켜서  관철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 발언의 뉘앙스를 보면 살생부가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살생부나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지 말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장수 전 장관의 측근들이 기사회생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김관진 장관이 국방개혁 국회통과의 가장 큰 ‘장벽’인 김 전 장관에게 ‘잘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속되게 말해 과거 아꼈던 부하들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심기가 크게 상했던 김 전 장관을 이번 인사를 통해 달래려 했다는거죠)

5차 진급자 탄생

4전5기의 주인공도 2명이나 탄생했습니다. 5차로 ‘별’을 단 육사 38기생인 ㅇ대령과 ㅈ대령이 그들입니다. 후배기수인 육사 39기생이 소장으로 진급하면서 사단장으로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진급이 매우 이례적인 일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능력으로 보면 진작에 별을 달았어야 했을 ㅇ대령은 MB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 ‘물’을 먹었고, ㅈ대령은 이상희 전 국방장관과 국회 국방위원들과의 자존심 싸움에 ‘새우등’ 터진 케이스였습니다.
(2008년 11월 국방부의 국회연락단장이었던 ㅈ대령이 장성 진급에서 탈락하자 국회 국방위는 과거 45년간 유지됐던 국방부 국회연락단의 철수를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때까지 국회 예우 차원에서 국회연락단장 자리는 통상 진급하는 자리로 통했고, 국방부도 진급이 될만한 대령을 파견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이 전 장관이 ㅈ대령을 진급에서 탈락시키자 평소 이 전장관의 고압적인 태도에 불만이 많았던 국방위원들의 감정이 폭발했던 것이었죠.)

(*미국 대통령을 지낸 아이젠하워 장군은 나이 47세가 될때까지 소령 생활만 16년을 하고 나중에 원수까지 됐다는 점에서 4전5기는 별거 아닐 수 있습니다. ‘먀셜 플랜’으로 유명한 미국의 조지 마셜 장군도 소위 임관 14년 뒤에야 소령 진급을 했고, 중위 계급장만 9년을 달았습니다. 그런면에서 진급 적기가 지났다는 이유로 진급 대상자에서 배제시키는 한국군의 관행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나회 출신 군단장

김영삼 정부 때 해체된 하나회 출신 3성장군이 2명이나 나온 것은 이번 인사에서 특이하게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이미 지난 인사에서 하나회 출신 인사가 군단장으로 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군단장급(3성)에 하나회 출신이 3명이나 포진하게 된 셈입니다.(이들은 사실상 군에 남은 마지막 하나회 출신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회 출신을 굳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을 듯 싶습니다. 조직은 이미 존재하지 않고 당사자들은 과거 인사에서 하나회 출신이란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한번 이상씩은 당했기 때문입니다. 알자회 출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군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별을 달고 요직에 중용됐습니다. 이제는 하나회 출신 육군 대장의 탄생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청와대의 입김이 강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놓고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전 경호처장(육사24기)의 퇴장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신 지난해 천안함 사건 당시 역할 수행 능력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던 모 소장이 군단장으로 진출한 것에 대해서는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고교 동기생입니다.

또 MB 정권 출범 이후 군 인사를 좌지우지해온 '상주 군맥'의 영향력은 정권 초기에 비해 약해지기는 했어도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한 ㄱ 장군의 예에서 보듯이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육군의 핵심 직능인 소위 '530 작전'에서의 호남 출신 육사 기수의 배제 현상도 여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과거와 달리 이번 인사에서 크게 역할을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민간인 사찰 후유증으로 장관에게 인사와 관련한 주장이나 목소리를 내기에는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기무사 자체 인사에서는 3명이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했는데 이가운데 2명이나 같은 학교인 경기고 출신인 점이 눈에 띕니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를 놓고 “기존 3차까지만 진급 심사를 받게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유경쟁의 틀 내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우수한 인재를 선발했다”며 “야전성과 능력이 우수한 야전부대 근무자를 다수 발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뒤집어 해석하면 과거 인사에서 ‘물’먹고 국방부나 합참에서 야전부대로 방출됐던 인사들을 대거 구제했다는 말이 됩니다.)

국방부가 이처럼 나름대로 우수 인재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육사 42기의 장성 진급을 1년 늦췄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국방부가 대령의 준장 진급을 위한 복무기간을 1년 늦추기로 함에 따라 올해 첫 장성 진급자가 나올 예정이었던 육사 42기는 1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국방부는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기 위한 육·해·공군 장교들의 최저복무기간을 4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인사안을 올해 초 일찌감치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대령은 5년을 복무해야 장성진급의 자격이 생기게 됐습니다.)

국방부는 이같은 결정을 한 데는 “현재 준장 진급심사를 위한 대령 계급의 복무기간이 짧다”며 “현재와 같이 지휘관과 참모를 한번씩만 거친 뒤 업무평가를 해서 별을 달도록 하는 시스템으로는 객관적인 능력평가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430여명에 이르는 장성 숫자를 줄이는 국방개혁의 효과도 부수적으로 거둘수 있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국방부의 설명대로 장성 숫자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성 진급자가 과거보다 적게 나왔어야 했습니다. 인사 전까지만 해도 육사 42기 몫 6명을 포함해 모두 10명 정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육사 42기 이하는 장군이 되기가 선배들보다 훨씬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문에 육사 42기 일각에서는 “결국 진급 적기를 놓친 선배들을 구제해 주기 위해 우리들의 진급을 1년 늦춘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즉 육사 42기생 선두주자들이 차지할 몫으로 장관이 ‘구제 잔치’ 벌인 것 아니냐는거죠.(어찌 보면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진급 시스템 개혁을 명목으로 내세우면서 진급시키고자 하는 대상자들을 무리없이 진급시키는 ‘꿩 먹고, 알 먹고’식 효과를 거둔셈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김 장관의 최측근인 류성식 군사보좌관(육군 준장)은 준장 진급 1년 만에 소장으로 진급해 수도권 전략부대인 00사단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인사직능 출신 장군이 준장 진급 1년만에 작전직능을 제치고 00사단장으로 나간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성실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지략가인 류 장군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육군본부 진급계장으로 있으면서 ‘장군진급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았고, 의혹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진급에서 탈락하는 등 불이익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편 당초 공군 몫이었던 합참 차장에는 원태호 해군 중장(해사 32기)이 임명됐습니다. 이는 공군측이 ‘실속’ 없는 합참 차장 보다는 ‘영양가’ 있는 정보본부장 자리를 공군몫으로 지금처럼 유지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는 후문입니다.

그나저나 앞으로는 군 인사에서 ‘이전 정부 사람’ ‘전직 장관 사람’ ‘전직 총장 사람’ 등이란 표현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
 당초 2일로 예정됐던 군 장성 인사가 국방장관 내정자 취임 이후로 연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장성 진급 인사가 연기됐다"며 "신임장관이 취임한 이후 재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진 국방장관 내정자 청문회가 이달 3일로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장성진급 인사는 이달 중순 정도에 단행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70~80명의 육.해.공군 대령이 장군으로 진급하는데 현재 일부 군은 진급심사를 유보했다"며 "신임 장관의 성향에 따라 인사기준이 다소 달라질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인사는 1년에 1번 통상 10월에 실시되고, 소.중.대장 인사는 통상 4월과 10월에 2번 단행된다.


 올해는 소.중.대장 인사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6월로 연기되면서 10월 장성 인사도 12월 초로 연기됐다가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로 또다시 연기됐다.


 군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신임 국방장관도 군인정신을 강조하고 있어 야전 경력이 많은 이가 진급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