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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코멘터리

‘별 넷’들의 경례 연습···인사지체로 흔들리는 군심

군 인사가 대선의 영향으로 유례없이 늦춰지면서 군심이 흔들리고 있다.

 

■임기 지난 군단장만 5명, 사단장은 8명

 

매년 4월 이뤄지던 군 장성 인사는 대통령 선거로 연기된데 이어 국방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3개월째 그 방향이 오리무중이다.

 

‘별 넷’들의 경례 연습 ··· 임호영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정경두 공군총장, 엄현성 해군총장, 장준규 육군 총장, 이순진 합참의장(왼쪽부터) 등 대장들이 지난 5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부 방문에 앞서 한민구 국방장관(맨 오른쪽) 앞에서 경례 연습을 하고 있다.

 

군 인사가 이처럼 미뤄진 전례는 드물다. 그만큼 군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인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로 인해 헌법재판소가 5월 14일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을 내린 이후에야 장군 인사가 이뤄졌다. 2010년도에도 천안함이 3월 26일 북 잠수함의 어뢰에 의해 침몰하면서 4월 정기 군 인사가 미뤄졌다. 그러나 이처럼 장기간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인사 대상인 장군들은 일이 정상적으로 손에 잡히기가 쉽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덩달아 지휘관의 거취에 민감한 부하들도 국방부와 국회쪽을 향해 ‘안테나’를 높이 세워 놓고 인사 정보 수집에 너도나도 나서고 있다.

 

육군의 경우 8개 군단 가운데 임기가 지난 군단장만 5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사단의 경우 8명의 사단장이 임기를 넘겼다. 그만큼 지휘관의 거취를 놓고 부대원들도 술렁거릴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에는 국군사이버사령관과 육군 종합군수학교장, 육군 종합행정학교장 등 육군 소장 6명이 계급 정년으로 전역했다. 국방부와 육군이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해 6개 소장급 자리가 대리체제 또는 공석 상태다. 갈수록 중대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이버 사령관 자리조차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했다.

 

군 인사의 정상 시스템은 지난 박근혜 정부때 사실상 붕괴됐다. 청와대가 군 인사를 직접 챙기다 보니 권력실세와의 인연이 없으면 요직에 가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인사참모부장은 거의 총장급 실세였다. 참모총장의 지침 보다는 청와대의 인사지침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국방장관 이·취임식 준비중인 국방부 대강당 모습.

 

보수 정권의 지난 10년 집권 기간동안 정권 입맛대로 인사를 하면서 계급이 높아질수록 대가 세고 무인의 풍모가 넘치는 장군 보다는 말 잘드는 ‘예스맨’ 장군들만 늘어났는 평가에 대해 군 간부들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북한군과 바로 머리를 맞대는 전방 부대 군단장들이 보병 작전 출신이 아닌 군수와 인사 출신으로 모두 채워지기도 했다.

 

군 장성 인사가 늦춰지면서 각군의 인사참모부는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내려놓고 있다. 새 정부의 인사기준이 뭣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려 하는 배후에는 군 인사를 최대한 늦춰 안보 불안을 유발시키는 한편 장성 인사 연기를 통한 ‘시간 벌기’로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 하는 세력이 있다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국방장관 임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군심이 흔들리면서 안보 불안이 커지는 측면은 분명하다. 야전부대의 실무 장교들은 “국방장관이 누가 됐든 빨리만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새로운 국방장관이 취임하면 4성 장군에 대한 인사는 육·공군 참모총장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대대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대한민국 4성 장군은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육군 1·3야전군사령관, 육군 2작전사령관 등 8명이다. 이가운데 지난해 임명된 해군참모총장과 연합사부사령관을 제외한 5명의 대장들은 보직을 바꾸지 못하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

육군의 경우 4성 장군 승진 대상자는 육사38기와 39기, 학군 학군 20기와 3사 17기 등이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