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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자수첩

AN-2기도 꼼짝 마라('피스 아이' 실전배치)




                           <피스 아이 1호기의 비행 모습. 동체의 태극마크와 대한민국 공군 표식이 뚜렷하다>

“북한의 AN-2기 감시는 물론 레이더 출력을 높이면 중국 상공도 살필 수 있다”.

공군이 오는 7월 독자적인 정보수집과 정찰능력을 가진 공중조기경보기 ‘피스 아이’(peace eye) 1호기를 한반도에 전력 배치한다.

방사청과 미국 보잉사는 2일 “737-700기종을 개조한 공중 조기경보기(AEW&C) 4대 중 첫 번째 1대가 오는 4월까지 시애틀에서 임무 비행 테스트를 마친 뒤 5월 한국에서 성능 적응 테스트를 거쳐 6월 한국 공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호기는 공군의 평가가 끝나는 7월쯤이면 한반도 공중 감시 임무 활동에 본격 투입된다.

보잉사는 지난달 말 피스아이 1호기 본체를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의 공중조기경보기 사업자로 선정된 지 4년 3개월 만이다.

‘피스 아이’ 2호기는 지난해 2월 한국 공군이 보잉사로부터 상용기 형태로 인도받아 경남 사천의 한국우주항공(KAI)에서 다기능 전자 주사배열(MESA) 레이더 등 내부 장비를 탑재하는 개조작업을 거치고 있다. 3, 4호기는 2호기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2011년, 2012년에 차례로 도입될 예정이다.

공군은 2006년 공중 조기경보기 사업에 16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보잉사로부터 4대의 737 AEW&C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항속거리 7000㎞, 9시간 30분간 초계비행을 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가 도입되면 공군은 한반도 상공의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특수전 병력을 싣고 저공으로 침투 비행하는 북한의 AN-2기도 피스 아이의 레이더를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지상레이더의 빔은 산악지역을 관통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지역의 저고도(150여m) 탐지거리가 휴전선 북방 인근으로 제한돼 유사시 침투하는 적기를 비무장지대(DMZ) 이북지역에서 요격하는데는 제한이 있어 왔다.

동체 위에 올린 중절모 모양의 다기능 전자 주사 배열(MESA) 레이더는 전천후 기상 조건에서 360도 전방위로 공중과 지상을 탐지·감시할 수 있다.

노드롭 그루먼사 제품인 MESA 레이더는 공중의 전투기나 헬리콥터, 미사일과 해상의 고속정, 호위함 등 각종 함정도 탐지할 수 있다. 10초 이내에 360도를 커버하고 탐지거리는 360㎞에 이른다. 540㎞ 거리의 항공기나 선박이 아군인지를 알아내는 피아식별장치(IFF)도 장착되어 있다.

랜디 프라이스 보잉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사업 매니저는 “10㎞ 상공에서 운영되는 MESA 레이더는 지형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반도 공중 감시에 최적인 장비”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매니저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는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360도가 돌아가고 이에 최소 10초 이상이 소요되지만, MESA는 동시에 전방위를 탐지할 수 있고 특정 부위만 주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스 아이의 표적 추적 능력은 기존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큰 차이가 없지만 10㎞ 상공에서 운영되는 MESA 레이더는 지형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반도 공중 감시에 최적인 장비”라고 말했다.

피스 아이는 한 번에 사방으로 레이더 빔을 쏠 수 있어 임무수행시 사각지대가 없다. 레이더출력을 높이면 중국 등 주변국까지도 표적이 될 수 있다.

여기에다 조기경보기 상부에 장착된 3개의 레이더를 특정지역에 집중시키면 통신감청 등으로 고급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피스 아이는 5t에 육박하는 MESA 레이더 설치에 따른 이착륙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 아래에 안테나를 겸한 2개의 보조 날개를 추가로 장착했다. 또 탑재량 증가에 따른 체공시간 감소 우려를 감안해 기체 뒤쪽에 보조 엔진과 연료탱크를 추가했다.

MESA 레이더는 비행 방식도 바꿔 놓았다. 일반 항공기는 체공 시 일직선으로 날아가지만 피스아이는 앞쪽으로 4도쯤 기울어 있는 MESA 레이더를 평평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해 기체 앞부분을 4도쯤 세워서 비행하게 된다. 내부에서 기체 벽에 붙어 있는 콘솔을 향해 돌아앉아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척추에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승무원석 역시 기체의 기울기에 상관없이 평평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737-700 기종을 개조한 ‘피스 아이’의 몸체는 다른 737 기종들과 비교해 작기 때문에 한국의 모든 공군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

피스 아이는 조종사 2명, 승무원 6~10명을 태우고 마하 0.78의 속력으로 9km~12.5km 상공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길이 33.6m, 높이 12.57m, 폭 34.77m다. 항속거리는 6670㎞, 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9시간이다. 공중급유 장치도 갖추고 있어 공중급유를 받으면 20시간 임무수행도 가능하다.


항공기 내부에는 탐지·분석·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 조종실 등이 있다.

또 10개의 초단파(VHF)·극초단파(UHF) 채널, 위성통신 체계, 11~16개 채널의 링크가 가능한 통신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한편 737 AEW&C 기종은 우리 공군에 인도되기 전 호주와 터키가 6대, 4대씩 구매해 실전 임무 활동에 배치하고 있다.

다만 호주 공군에 인도됐던 737 AEW&C는 일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레그 렉스턴 보잉코리아 부사장은 “737 AEW&C에 장착된 250만개의 전자 코드 모두를 보잉이 개발한 게 아니어서 초기 오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됐다”며 “호주 AEW&C 시스템은 전자지원책(ESM)과 지상지원 업무의 경우 보잉이 담당하지 않아 생긴 문제도 있지만 한국 AEW&C 시스템은 모두 보잉이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EW&C의 시스템은 한국 공군뿐아니라 주한 미군과도 호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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