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동해에서 열린 한·미 연합훈련.

한국과 미국이 10일부터 사실상 한·미 연합훈련을 시작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한·미 병력은 전투참모단에 증원 인력을 편성하지 않는 등 전반기 훈련 때보다 대폭 쪼그라든 것으로 전해졌다. 군 내부에서는 “이럴 바에는 안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했다 치고’ 식의 ‘같기도 훈련’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예상대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일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한 뒤부터 남남 갈등은 표면화됐다. 훈련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 얘기도 들린다. 김여정 발언 이후 통일부는 연합훈련 연기론을 띄웠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5일에는 여당 의원 74명이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연합연습 연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훈련 불가피론을 폈다. 그러면서 훈련의 방어적 성격, 실병력 기동 없는 지휘소 훈련, 전작권 회수를 위한 검증 필요성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야당에서는 집권여당이 북한 하명부를 자처하는 모습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미 상당수 미군은 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김여정도 한·미 연합훈련 취소가 가능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물리적 환경이다. 그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군 수뇌부를 청와대로 불러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군부에 군사적 판단이 아닌 정무적 판단을 요구한 것이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군 통수권자는 정무적 판단을 한 후 군부에 군사적 판단을 요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통수권자가 정무적 결정에 따른 부담을 국방장관에게 지운 것이다.

 

그나마 물꼬는 질병관리청이 터줬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조치를 한·미 연합훈련에도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뤄지는 지휘소 내부에서도 인원 간 2m 거리 두기를 엄격히 시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 참가인원 축소 요구의 핑곗거리가 됐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훈련에 백신 접종을 마친 병력만이 참가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돌파감염’ 우려를 내세웠고, 이는 ‘같기도 훈련’으로 이어졌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하는 것은 정치이며 정치는 길 안내를 하는 지성”이라면서 군사적 관점을 정치적 관점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가 군사를 지도한다는 의미다. 군사가 정치의 수단이라는 위치에서 이탈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서욱 국방장관이 “지시대로 신중하게 판단한 결과,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강력한 동맹의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이번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은 정상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라고 했다면 문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을까. 가정이긴 하지만 “한번 더 신중하게 판단해보라”고 다시 지시했을 것이다. 군이 정치의 눈치를 보면서 정무적 판단을 하게 되면 망가진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이라는 말도 논리가 맞지 않는 이유다. 미국은 이미 전작권 전환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강대국과 약소국 관계에서 약소국의 침묵은 동의와 수용을 의미한다. 이해관계의 영역도 다르다. 지금 한·미 연합훈련은 미국 정부의 ‘군사 분야’이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정치 영역’이다. 미국의 군사 분야와 한국의 정치 영역을 ‘등가성’ 차원으로 해석하는 게 이해가 빠르다. 미국의 지엽적 군사 분야가 한국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빛 샐 틈 없는 한·미 동맹의 비대칭성이 갖는 현실이자 숙명이다.

 

그런 만큼 미국의 군사적 판단이 자칫 남북관계에 매달리는 한국 정부에는 치명적인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에 있어서 한·미 연합훈련은 군사적인 옵션이지만, 한국 정부에는 군사적 성격을 넘어 남북 간 평화 문제에 직결되는 최고 수준의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략적 결단은 정치 지도자의 책무이자 숙명이다. 전략적 결단을 보여주는 대신 부하에게 “신중하게 판단하라”고만 말하는 군 통수권자는 비겁하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지시가 전략적 결단이었다면 할 말은 없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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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군사용어에서 ‘훈련’과 ‘연습’의 정의는 다르다. ‘합참 훈령’을 보면 연습(Exercise)은 ‘연합·합동 작전 과정에서 작전술 제대의 작전 기획·준비·시행을 포함한 군사 기동 또는 모의된 전시작전 시행 절차 숙달 과정’이다. 연습은 최대한 실제처럼 실시해야 한다. 훈련(Training)은 ‘전술 제대의 개인 및 부대가 부여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식과 행동을 체득하는 조직적인 숙달 과정’으로 유격 훈련, 사격 훈련, 화생방 훈련 등을 말한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군에서 훈련과 연습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끝난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도 그렇다. 시대가 바뀌면 용어 사용 방법도 변하나 보다.

 

1954년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한 포커스 렌즈 연습에서부터 시작한 한·미 연합훈련은 그 명칭과 방식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어 왔다. 포커스 렌즈는 포커스 레티나, 프리덤 볼트, 팀스피릿,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 키리졸브(KR) 및 프리덤가디언(FG) 연습 등 여러 명칭으로 이어졌다. 2019년에는 키리졸브를 대체해 ‘동맹 19-1’ 훈련이 처음 시행됐으나 이후 ‘동맹’이란 명칭도 사라졌다. 지금은 상반기 및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란 이름으로 실시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한·미 연합훈련도 일종의 진화를 거듭한 셈이다. 반면 이를 두고 보수층에서는 북한 눈치를 보며 한·미 연합훈련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1년에 두 차례 실시해 온 정기적인 한·미 연합훈련은 태권도에서 말하는 일종의 ‘약속 대련’이다. 한·미 연합작전계획인 작계5015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통상 2주에 걸쳐 진행된다. 북한의 남침을 1, 2차 저지선에서 막아낸 후 평양이나 개성까지 진격한다는 게 대체적인 기본 골격이다.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나 하와이·괌 등에서 증원되는 전력을 수용·대기·전장이동·통합(RSOI)하는 연습이다. 한때 한·미 연합훈련에 RSOI 연습이란 명칭을 붙였던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한·미 연합훈련 RSOI의 전제는 대규모로 증원되는 미군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것은 실현 가능할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국방부가 발간하는 국방백서에는 미군이 최대 69만명의 증원 전력을 한반도로 보내게 돼 있다고 기술됐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이 기술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한·미 연합작계는 북한의 핵공격 능력을 반영하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의 핵공격을 상정한 훈련은 없다. 현행 작전계획 시나리오대로 훈련을 한다면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군의 남침을 격퇴하고 평양까지 탈환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란 얘기다. 또 북한이 한반도 해역으로 향하는 미군 증원 병력의 접근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도 미국이 증원 전력을 보내겠는가. 북한의 핵공격 이후에는 그 자체가 파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핵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도 실현 여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 보고문에서 전술핵무기 완료를 시사했다. 전략핵무기가 아닌 북한의 전술핵무기는 남한을 상대로 한 것이다. 혹자는 북한이 KN-23과 같은 단거리미사일이나 방사포 체계에 전술핵탄두를 실전 배치한다 해도 한·미 연합전력의 우선 선제타격 대상이기 때문에 위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0.1~0.2KT(킬로톤) 정도의 야포용 핵탄두까지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차라리 한반도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의 상황을 대입해 풀어나가는 ‘정치·군사게임(Pol·Mil Game)’이 한·미 연합훈련에 더 유용한 시점이다.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자신의 인식론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했다. 천동설은 아무리 개선하고 발전시켜도 천체의 운행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을 이기지 못한다. 지금은 한·미 연합훈련도 칸트처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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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SC와 로키·하이키는 ‘입맛대로’ 소통

·8월 UFG는 변화 가능성 낮아

·미 전략자산은 전개 목적 달라질 가능성

 

최근 한미가 연합훈련을 저강도로 실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 국내 방송은 “한미가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연합훈련을 낮은 강도로 진행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우선적으로 한미가 연합군사훈련 성격을 재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미국 B-1B 전략폭격기와 한국 F-15K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비행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DB

 

저강도 한미연합훈련과 훈련성격 재조정 보도는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을 계기로 회담한데서 비롯됐다. 여기서 양국 장관은 한반도 연합훈련을 ‘로키’(low-key)‘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연합훈련을 진행하되, 전략적 소통 차원에서 과다한 홍보를 안 할 수도 있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헷갈리는 발언이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약하게 하겠다는 것인지, 훈련은 과거처럼 고강도로 하지만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만 자제하겠다는 건지 모호하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3일 림팩(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남조선 호전광들은 오는 8월에 있게 될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과 관련하여서도 그것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조선 군부세력이 판문점선언이 아니라 군사적 대결각본의 실행에 나서고 있다는것을 실증해 주고있다”고 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항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경향신문 DB

 

 

■‘로키’와 ‘SC’ 변화

 

한미 국방장관이 합의한 ’로키‘ 뜻은 주변의 이목을 끌지 않도록 억제한다는 의미다. 본래 사진·방송에서 화면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어둡게 연출하는 기법에서 비롯됐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국방부가 연합훈련을 로키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훈련을 저강도로 하겠다기 보다는 훈련 참가 전력 등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의미가 더 가깝다.

국방부 당국자가 밝힌 ’전략적 소통‘이라는 말은 한미 군 관계자들이 흔히 쓰는 SC, 즉 전략 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을 말한다. 미군 SC는 좁은 의미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군사 점령지역의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한 선무적 성격의 소통 전략에서 출발해 군의 전략 목표 달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강화·유지하기 위한 성격으로 확대됐다. 한국군은 미군을 모방해 ’핵심 대상‘에게 영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메시지 활용 방식으로 SC를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군이 국민을 상대로 정확한 한미연합훈련 상황을 전달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입맛대로‘ 로키와 하이키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군의 로키·하이키와 SC가 노리는 핵심 대상이 북한인지, 국민인지도 헷갈린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잇따랐던 2016과 2017년의 경우 ’하이키‘를 앞세운 SC를 펼쳤다. 하이키 ‘단골 메뉴’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B-2 또는 B-52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 공개였다. 심지어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 부풀리기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보수 정권의 안보무능을 숨기기 위한 의도도 작용했다. 미군 역시 이에 편승해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하이키를 선택했다.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등 미 해군의 3개 항모강습단이 한국 해군 함정과 펼친 무력시위를 ’포토(사진) 훈련‘이란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한 사례는 하일라이트였다. 항모 3척이 한반도 해상에 한꺼번에 등장한 것은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의 싱가포르 합의에서 나온 로키와 SC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판문점 선언을 이어나가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에게도 정확한 팩트는 숨기는 식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군사적으로 이뤄지는 모든 행위는 은밀성인데 훈련도 일부러 알리지 않으면 국민이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측) 전략자산도 연간 계획에 의해 전개되는데 공보 채널로 발표 안 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키 한미연합훈련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미 핵항모는 페이스북에 승조원 가족을 위해 항모 행선지를 미리 예고하고 있다. B-1B·B-52 등 전략폭격기나 F-22가 도심지 한국 공군기지를 이용하면 바로 민간에 노출된다.

 

이번 합의로 당장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FG 훈련은 키리졸브(KR) 연습, 독수리(FE) 훈련과 더불어 한미가 매년 실시하는 연례적인 3대 연합훈련 중 하나이다.

 

UFG 성격상 한미 참가 병력이나 장비 등에서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 UFG 훈련은 북한의 국지 도발에 대비해 한국 정부와 한미 연합군의 공동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컴퓨터 모의 연습으로 진행된다. 핵심은 UFG가 전쟁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Command Post Exercise)이라는 점이다. 실제 병력과 무기가 동원되지 않는 ‘워 게임’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습에서 참가하는 병력 규모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 컴퓨터로 하는 훈련이기 때문에 항모전단도 2개 또는 3개, 심지어 10개도 컴퓨터상으로는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는 훈련이다.

 

다만 북한이 UFG에 강력 반발했던 것은 UFG를 전후해 핵 항공모함과 B-1B·B-52 등 전략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등 핵 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 무기들이 한·미연합 해군 훈련이나 한·미연합 공군 훈련 참가 등의 명목으로 한반도 주변에 나타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 전략 자산들은 본래 UFG 훈련과는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용도로 전개된 것들이었다. 최근 한반도 기류가 이어진다면 올해 UFG 훈련 기간에는 미 전략자산 전개는 없을 것으로 확실시 된다.

 

쌍룡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대원들이 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에 탑승하고 있다. 경향신문 DB

 

 

■저강도 보다는 횟수 축소

 

일련의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내용, 그리고 강도는 모두 북한의 행동양상에 비례해 달라져왔다. 한미 연합훈련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규모가 커지고 성격도 참수작전 등을 포함하는 공세 성격이 강해졌다.

 

이제는 한반도 평화 기류가 계속된다면 한미 연합훈련은 1년에 연합지휘소연습 1회, 한미연합야외실기동훈련 1회의 조합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북한이 우선 핵동결을 하고 핵동결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거기에 상응해 우리가 한미 간 군사훈련을 조정하고 축소한다든가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는 과거에도 남북합의서로 상징되는 실질적인 남북관계 진전과 북한측에 신뢰감을 주기 위한 조치로 1992년 실시예정이던 군사훈련을 중지한 적이 있다. 이어서 1994년에는 북핵문제의 성공적인 해결과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팀스피리트 훈련의 조건부 중단을 발표했다.

 

남북 군사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올해 10월쯤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의 횟수 조정 문제가 의제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외곽에서 지원하는 한편 북한의 체제안보 위협을 일정 부분 해소하자는 데는 지난 2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이미 합의를 끝낸 터이기 때문이다.

 

미 전략자산 전개 성격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미측은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의 숙달 차원 성격이 크다고 밝혀 왔다.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은 전시와 평시 북한이 핵과 WMD 사용을 위협하는 단계에서부터 직접 사용하는 단계까지를 포함한 대응방안이다. B-52 한반도 비행도 한·미동맹 항공전력의 확장억제 임무수행 차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만큼 북이 핵을 포기한다면 맞춤형 억제전략 차원의 전략무기 전개는 그 필요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 전략무기 전개는 2010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신 B-52나 B-1B, 핵항모 등과 같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중국을 염두에 둔 훈련 성격에 더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제정치학자들은 팀 스피리트 훈련도 1980년대 중반부터는 미군의 한미동맹만을 위한 작전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미군 참가 병력이 20만 명을 넘어선 것 자체가 구 소련의 중동 산유지역에 개입에 대한 대처 차원으로 소련의 동해안 지역을 공격한다는 미국 레이건 정권의 ‘동시다발보복전략’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키리졸브 훈련과 같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면 한국군은 한반도 전장만을 바라보지만, 미군은 동북아 전체의 군사적 움직임을 구도로 작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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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상 한미연합훈련은 1일 마무리됐다.

 한미연합군은 전날 실시한 해양차단 작전에 이어 마지막 날인 1일에는 주력전력(항공모함) 경계작전과 기동군수훈련을 실시했다.

 주력체 경계작전은 적의 다중위협 아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9만7000t)을 중심으로 경계진형을 형성해 각 함정별로 감시, 교전 등을 통해 항공모함 등 주력 전력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기동군수훈련은 북한의 전투기와 수상함이 아군 전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보급선이 기동 중인 함정에 식량, 탄약, 연료 등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군은 이날 연평도에 지대공 미사일인 ‘천마’의 긴급 배치에 나섰다.

 이날 오후 1시쯤 연평도에 도착한 인천발 여객선에는 지대공 미사일인 천마에 쓰이는 발전기 엔진보조용 장비가 적재돼 있었고, 장병들이 나무박스로 포장된 이 장비를 운반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아직 궤도 장갑차량에 탑재된 지대공 미사일 천마가 연평도에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부속 장비들이 먼저 운송됐다.

 천마는 궤도 장갑차량에 지대공 미사일 8발(좌우 4발씩)과 탐지.추적장치, 사격통제장치를 탑재하고 있는 단거리 대공무기로 1999년 말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천마의 최대 탐지거리는 20km, 최대 사거리는 10km로, 적기를 탐지한 뒤 10초 내에 격추할 수 있는 전투능력을 갖고 있다.

 또 궤도차량은 최대 시속 60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기동력이 뛰어나며 자체 화생방 보호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탑재된 대공 미사일은 집중파편식 탄두로 설계돼 있어 표적의 반경 8m 이내에서만 폭발해도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천마의 연평도 배치는 조만간 실시할 예정인 사격 훈련에서 북한 전투기가 도발해 올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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