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동맹’ 한·미 연합연습이 12일 끝난다. 군 당국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계없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상반기 군 고위 장성 인사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군 대장급 인사는 4월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에는 대한민국의 대장 계급 8자리 가운데 7명이 바뀌었다. 육군의 경우 최소한 2.5기수가 젊어졌다. 이후 인사에서도 ‘진급 적체 해소’를 명분으로 세대교체가 이어졌다. 군에서는 전 정권에서 진급한 3성 장군 이상을 배제하고 그 자리를 현 정권에서 진급시킨 인사들로 ‘물갈이’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군 고위 장성 인사가 다음달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육사 출신의 육군참모총장이 처음으로 배출될지 등에 군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진급자의 삼정검에 보직·계급 등이 새겨진 수치(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주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

 

다음달 인사 관전 포인트는 크게 4가지 정도다. 첫째는 50년 만의 첫 비육사 육군참모총장 배출 여부다. 둘째는 1971년 이후 48년 만에 해병대 대장이 나올 것인가, 셋째는 정보부대장 출신이 육군 대장으로 진급할 것인가, 넷째는 누가 공군참모총장이 될 것인가이다. 정부는 해병대 사령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12일을 전후해 대장급 인사를 실시하고 이어 육군 군단장급 등 3성 장군 이하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일정과 인사폭이 변수다. 다만, 정부가 군 수뇌부 인사를 하는 데 군사적 측면보다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유력 후보를 점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 ‘바로미터’는 해군총장

 

청와대, ‘첫 비육사 육군총장’ 임명 의지 강해…
학군 22·23기, 3사 20기 주요 후보군

 

다음달로 예정된 군 수뇌부 인사의 ‘바로미터’(척도)는 해군참모총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해사 39기인 심승섭 중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해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3개 기수를 건너뛴 파격 인사였다. 심 총장 선배인 해사 36~38기 장성 10여명이 군복을 벗고 전역해야 했다. 이런 배경에서 차기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과 공군참모총장에 심 총장보다 기수가 앞선 선배 장군을 임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심 총장의 육군 임관 동기는 육사 41기와 학군 23기다. 공사 동기는 33기다. 소위 81학번들이다.

 

‘육사 41기’ 육군총장 후보군으로는 최영철 교육사령관,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 최병혁 육군참모차장, 이정기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이상 중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육군 대장 진급 후보자들이기도 하다. 이석구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중장)도 육사 41기이지만 기무사령관 재직 당시 입은 ‘상처’가 워낙 크다.

 

그러나 육군총장의 경우 해군총장이나 공군총장보다 기수가 앞선 전례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육사 40기인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이상 대장) 가운데서 차기 총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첫 비육사 육군총장’이 나올 지 여부다. 이번 정부는 출범 이후 국회 청문회를 의식해 합참의장과 육군총장 인사를 사실상 ‘대장 돌려막기’ 식으로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첫 비육사 육군총장’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육사 육군총장이 탄생하면 육군 인사행정체계 등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후보군은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학군 23기·중장)과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3사 20기·대장)으로 압축된다. 육군 내부 인사에서 3사 20기는 육사 41기와 비슷한 기수로 분류된다. 김성진 국방대 총장(학군 22기)도 넓은 후보군에 포함된다.

 

‘비육사’ 나오면 ‘육사 출신 총장 대물림’ 관행 깨져…
현 정부 ‘대장 돌려막기’ 비판도

 

이번에 비육사 출신이 육군총장에 임명되면 1969년 서종철 총장(육사 1기) 이후 육사 출신 ‘총장 대물림’ 관행이 깨지게 된다. 서 전 총장 이전에는 창군 주역이었던 군사영어학교 출신들이 주로 육군총장을 맡았다.

 

남 사령관은 총장이 아니더라도 대장 진급은 유력하다. 44대 기무사령관 겸 초대 안보지원사령관인 남 중장이 진급하게 되면 군 정보기관장 출신으로는 20년 만의 대장 배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합참의장을 지낸 이남신 전 기무사령관이 1999년 대장으로 진급한 이후 군 정보기관장 출신 대장은 없었다.

 

김용우 육군총장과 함께 2017년 8월 임명된 이왕근 공군총장(공사 31기) 교체도 확실시된다. 후임 공군총장 후보군은 공사 33기인 황성진 공군참모차장과 최현국 공사 교장(이상 중장)이 거론된다. 공사 32기인 원인철 합참차장과 이건완 공군작전사령관은 해군총장보다 선배 기수인 탓에 확률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해군처럼 기수를 건너뛰어 공사 33기인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의 발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군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미 이뤄진 만큼 일부 중장·소장급 지휘관들의 수평 이동이 예상된다.

 

■ 해병대 4성 장군

 

해병대 4성 장군 길 열렸지만 보직 형평성 둘러싼 갈등 많아
당장 실행될지는 미지수

 

3성 장군인 해병대사령관의 4성 장군 길이 최근 열렸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해병대사령관이 임기를 마친 뒤에 전직이나 진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군 인사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해병대사령관을 다른 중장급 보직으로 임명하거나 대장급 직위로 진급시켜 군사력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법안 발의 이유였다. 현행 군 인사법은 중장 계급인 해병대사령관이 2년 임기를 마치면 ‘당연 전역’토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각군 수뇌부는 관계법 개정안을 반대하다 지난달 고위 정책간담회에서 입장을 바꿨다. 여야 모두 법 개정 취지에 찬성하는 사안을 무작정 반대만 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해병대사령관을 거친 뒤에 대장으로 진급해 갈 수 있는 현실적인 자리로는 합동참모본부 차장(현재 중장 직위에서 대장 직위로 변경한 후 임명),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합참의장과 해군총장도 가능하다. 또 중장으로 전직이 가능한 자리로는 합참 차장·본부장과 해군참모차장, 해사 교장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육·해·공군은 불편한 입장이다. 해병대사령관의 대장 진급이나 중장급 2차 보직이 가능해지면 각군의 장군 보직에 미치는 영향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참 본부장 자리에 해병대사령관 출신이 임명되면 육·해·공군 장성 가운데 1명은 합참을 나가야 한다.

 

육군과 공군은 해병대가 해군 소속인 만큼 해병대사령관의 2차 보직은 해군 몫에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육군 ㄱ중장은 “병력 2만9000여명인 해병대에서 4성 장군이 나온다면 병력 59만9000여명인 육군에서는 대장이 20명 나와야 비율이 맞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관계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이는 근거조항 마련일 뿐 (3성 장군 이상) 정원 조정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가 있다”며 “실제 인사 실시 여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현재 해병대사령관인 전진구 중장(해사 39기)이 이번 인사법 개정안 통과의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전 사령관의 임기 만료가 다음달 12일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사령관이 중장 2차 보직을 받거나 대장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군 인사법 개정안이 4월12일 이전에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게다가 전 사령관은 심승섭 해군총장과 동기생이어서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자리는 합참 1·2차장과 연합사 부사령관밖에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당시 개정된 군 인사법은 예비역이 전역 당시 계급으로 재임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놔 전 사령관이 전역 후에 다시 군에 복귀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군총장, 해군처럼 ‘파격 임명’ 가능성…
안보지원사 출신 육군대장 나올지도 관심

 

이번 군 인사에서는 지난달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발탁된 김유근 예비역 중장(육사 36기)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거리다. 전임자인 이상철 차장이 예비역 준장이었고, 육사 38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방부가 체감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 1차장이 정경두 국방장관(공사 36기)보다 사관학교 기수가 2년 선배인 점을 감안하면 군 통수권자의 안보실을 통한 안정적인 군부 통제 의지가 읽혀진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는 2005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경호실 종합상황실장을 지내다 준장으로 1차 진급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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