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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이야기

한국 F-35와 일본 F-35의 차이

 우리 군이 차기전투기(F-X)로 미국의 스텔스기인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기로 한 데 대해서 말이 많다.

 

 

 

 ■ F-35 '블록 3' 도입

 

 F-35A 40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력화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F-35A는 2016년 개발 완료되는 ‘블록3’로 결정됐다. ‘블록3’ 형은 공대공, 공대지 작전 능력과 내외부 무장장착이 가능한 기종이다. 국방부는 내년 중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수립하고 협상과 시험평가 과정을 거쳐 F-35A 도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F-35 프로그램은 개발 과정에서 많은 결함이 발생하고 있어 개발지연 및 비용 상승으로 대당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 간 계약인 FMS로 F-35A를 구매하면 기술이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군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인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및 무장 통합 ▲전자기 방어설계 ▲엔진 통합 ▲비행체 관리시스템 등을 차기전투기 선정업체로부터 이전받을 계획이나 미측이 난색을 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논란 많은 F-35

 

 

 미국에서도 몇 달 전 미국 차세대 주력 전투기인 F-35가 제작 과정의 품질관리에 많은 문제가 있어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미국 국방부의 평가가 나왔다. 미 국방부 감찰관은 보고서를 통해 이 기종의 설계와 제조 분야에서 363가지 문제점을 거론했다.

 

 감찰관  보고서는 이 기종의 생산을 주도하는 록히드마틴과 협력사 5곳의 부실한 품질경영을 비판하고, 그런 경영관리가 F-35의 신뢰성·성능·비용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프트웨어 관리를 포함한 많은 단점이 앞으로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8개 국가와 컨소시엄을 꾸려 추진하는 F-35 사업은 3957억 달러(약 425조 원)가 투입되는 미국 사상 최대 프로젝트로, 일찌감치 F-35 전투기는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미군은 그동안 컴퓨터 작업으로 F-35가 혹시 가질 수 있는 기술적 장애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동시 운전 훈련’(concurrency)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가져왔다. 성능 확인 등을 위한 완벽한 시험비행이 끝나기 이전에라도 생산을 개시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시 운전 훈련에 경고음을 낸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F-35는 계속되는 개발비용 상승과 인도지연 등으로 도입을 추진하려는 국가들도 도입 댓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들 역시 F-35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숱하게 보도해 왔다.

 

 ■ 일본은 왜 F-35를 택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일찌감치 차세대전투기로 스텔스 성능을 지닌 F-35기 42대를 향후 20년 동안 도입해 현재의 주력전투기인 F4기를 대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사업에는 예산만 1조6000억엔(약 23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일본은 처음 4대를 도입한 이후부터는 나머지 댓수에 대해서는 일본 국내에서 최종 조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도 F-35는 1대당 99억엔(약 1475억원·부품 교체가격 포함)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고 시험 비행 중 동체 균열 등 결함이 발견되는 등 완전히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적이 있다.

 

 이런 한계를 잘 알면서 일본은 단 한번의 시승 테스트도 하지 않은 채 서류로 검토한 후 F-35를 선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이 무기수출 3원칙의 사실상 삭제를 그 댓가로 일본 정부에 허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일종의 미·일간 빅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밖에 일본이 F-35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더라도 자체 정밀 기술 바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일본이 수 년전 40여년만에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했다.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무기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 완화해 일본 정부 스스로 무기수출 금지의 족쇄를 푼 것이다.

 

 일본은 1967년 이후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런데 이 원칙의 ‘예외조치’로 미국 등 우호국가와의 무기 공동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무기의 수출과 첨단무기의 해외 공동개발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로 미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정하면서 부품 40%를 미츠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이 생산하기로 한 데 따라 ‘부품 수출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기수출 3원칙의 대폭 완화가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폈다. 즉, 미국 등과 차세대 전투기·미사일 등 첨단무기의 공동개발과 생산에 나서기 위해서는 일본이 무기수출 3원칙 규정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의 대폭 완화는 미국의 용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빅 딜’을 했다는 설이 유력했다. 경제 위기로 돈이 없는 미국은 일본의 무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북아 세력의 균형을 꾀하려 했고, 일본은 이 기회에서 무기수출 3원칙이라는 스스로 채웠던 ‘발목의 족쇄’를 풀려고 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F-35를 차기전투기 기종으로 선택하면서 자유롭게 무기를 개발하고 숙원이었던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었다. 이는 일본 군대에서 ‘자위대’라는 이름을 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젠(殲)-20’과 ‘T-50’을 2015~2016년 실전 배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 F-35를 선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찌됐든 일본은 F-35를 선택함으로써 미쓰비시(三菱)중공업, IHI, 미쓰비시전기 등 3사가 F-35의 날개, 엔진 등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스텔스 기술도 상당 부분 공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6년 완성을 목표로 자체 추진 중인 스텔스 전투기 ‘신신(心神·AD-X)’ 개발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걱정스러운 한국의 F-35 선택

 

 우리 정부가 이제 F-35를 선택한 이상 일본의 경우를 충분히 참고해야 한다. 안그래도 F-35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계약 조건처럼 스텔스 기술을 미측으로부터 획득하거나 공동개발 등의 유리한 조건을 넣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합참은 F-35A 도입시 기술이전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추진 방식이나 소요량 조정 등의 변동상황이 발생해도 KF-X 기술이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 KF-X 사업 추진에 영향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KF-X의 일부 항공전자와 무장통합 업무 참여의사, 개발비용 투자에 대한 협의를 미측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가 실제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