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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국방뉴스

적을 향해 불을 뿜어 내고 있는 해군 을지문덕함





<서해 NLL 수호를 책임지고 있는 해군 2함대 소속 을지문덕함(DDH/3,200)127mm 함포가 12월 27일 서해상 사격훈련 중 불을 뿜어내고 있다./사진=해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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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함 장병들이 서해 해상 사격 훈련을 마친 뒤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입항을 하고 있다./사진=해군제공>

 

          < 함교에 위치한 을지문덕함 장병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전투배치 훈련에 임하고 있다./사진=해군제공>

 

                       < 을지문덕함 견시병이 추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사진=해군제공>

"출항 준비. 오늘 3.5m의 파고와 강풍이 예상된다. 이상 당직사관."

서해를 지키는 해군 2함대의 주력 구축함인 을지문덕함(3500t. KDX-Ⅰ)은 27일 오후 1시30분 경기도 평택항에서 출항 준비에 들어갔다.

길이 135m, 높이 35m에 달하는 을지문덕함에 근무하는 승조원 250여명은 출항준비에 한창이다. 함수 갑판에선 10여 명의 장병이 어른 팔뚝 굵기의 밧줄을 끌어올려 감고 있고, 좌우현에 배치된 승조원들은 적의 유도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기만탄을 장착하고 있다.

출항 준비가 일사천리로 끝나고 서해 NLL 수호신으로 불리는 을지문덕함은 해상경계 및 사격훈련을 위해 평택항 서쪽 81㎞, 연평도 남방 75㎞ 해상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함교에 근무하는 승조원들은 함정의 위치를 GPS 장비를 이용해 3분마다 확인했다.

3시간 동안 이동해 사격훈련 구역에 도착하자 함장이 위치한 함교에서 ‘총원 전투배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함교의 장병들은 전투모를 벗고 구명조끼를 입은 뒤 철모를 착용한다. 불과 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함교의 당직사관 자리에는 적의 도발 유형으로 적 경비정 도발, 적 해안포 및 방사포 도발, 적 지대함 유도탄 공격, 적 잠수함 도발, 적 항공기 공격 등 11가지가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번 사격훈련은 적의 경비정이 NLL을 넘어 침투한 상황을 가정해 127㎜ 주포를발사하는 훈련이었다. 사거리 23㎞인 127㎜는 1분에 45발까지 사격할 수 있다.

오후 5시20분께 을지문덕함은 경고통신을 무시하고 NLL을 넘어 남하하는 경비정을 향해 주포를 발사하기 시작해 모두 10발을 쐈다.

포강을 떠난 127㎜ 포탄은 3~4초 뒤 을지문덕함 서쪽으로 5.6마일 떨어진 해상에 떨어져 약 50m 높이의 물기둥을 만들었다.

함장인 정석균 대령(해사 41기)은 "다시는 적이 우리의 바다를 넘보지 못하도록최상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적이 도발하면 현장에서 완전히 격멸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을지문덕함은 127㎜ 주포 이외 30㎜ 부포 2문(12.6㎞. 이하 사거리)과 함대공 미사일인 ‘시스패로’(18㎞), 대함유도미사일인 하푼(150㎞) 등의 무기체계를 갖추고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 오후 8시30분 을지문덕함은 대잠훈련에 들어갔다. 잠수함을 탐지하는 음탐실에 근무하는 승조원들이 부산해지는 시간이다.

을지문덕함 우현으로 5.6㎞ 떨어진 해상에서 적 잠수함이 식별됐다. 이 함정은 20㎞ 떨어진 잠수함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을지문덕함은 적 잠수함이 4.6㎞까지 접근하기를 기다렸다가 경어뢰인 청상어를발사해 가상의 적 잠수함을 명중시켰다.

음탐장인 강대민 상사는 "대한민국 영해를 침범하는 적 잠수함을 끝까지 추적해다시는 우리 영해를 넘보지 못하도록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밤 9시 이후에는 휴식에 들어가는 장병이 많지만, 함교 좌우에 배치된 견시병들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천안함이 침몰한 시간도 자칫 방심하기 쉬운 저녁 9시23분이었다.

입대 3개월째인 견시병 한새울 이병은 "도발하는 적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도록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면서 "서해의 눈이 되어 도발하는 적을 꼭 응징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저녁 10시 을지문덕함에 승선한 취재진 20여명은 침실로 이동해 3층 침대에 차례로 누워 잠을 청했다.

3.5m의 파고가 만들어내는 너울 현상 때문에 배가 아래위로 흔들려 잠에 들기 쉽지 않다. 배 멀미가 났다.

을지문덕함 승조원들은 한 번 작전에 투입되면 이런 환경에서 보름 이상 생활해야 한다.

둘째날인 28일 오전 7시부터 승조원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 함내 곳곳을 청소했다.

새벽에 충남 태안반도 관장곶 서쪽 격렬비열도 해상까지 진출해 경계작전을 수행한 을지문덕함은 취재진을 내려주기 위해 다시 평택항으로 이동했다.

오전 11시에 입항한 을지문덕함 선상에서 정석균 함장은 "지난 11월23일 북한의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승조원들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훈련 숙달 수준도 향상됐다"며 "적이 도발하면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연평도 해상=연합뉴스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