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 이후 국민들이 체감하는 남북 군사적 긴장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군사력은 한반도를 에워싸면서 한국 해군과 공군의 작전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마치 우리 군의 전력을 ‘가두리 양식장’ 속 물고기처럼 일본과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울타리 안에 가두어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촉발한 ‘초계기 위협’과 중국의 반복되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단진입과 ‘서해의 내해화(內海化)’ 움직임이 그 방증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지난해 말부터 1월까지 수차례 한국 해군 함정을 위협하는 저공비행을 한 배경에는 한국 해군으로 하여금 카디즈 바깥 해역으로 나오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숨어 있다. 군사적으로 분쟁지역을 확대해 자위대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표면적인 정치·군사적 목적 외에, 토끼몰이 하듯 한국 해군을 카디즈 안쪽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실질적인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사건의 발단은 일본 초계기가 카디즈 바깥쪽에서 조난당한 북한 어선 구조작전을 실시하던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180)로부터 조사(겨냥해 비춤)를 받았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일본 자위대는 사태를 봉합하기보다는 한국 해군의 율곡이이함과 노적봉함에까지 저공 위협비행을 실시했다. 그 이면에는 한국 해군이 굳이 카디즈를 벗어나 작전을 하지 말라는 경고가 숨어 있다고 해군 장교들은 지적한다.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한 수 더 뜬다. 전자전 정찰기를 중심으로 한 중국 군용기는 아예 카디즈를 무시하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불과 2년 사이에 카디즈를 무단진입한 횟수는 2.8배나 늘어났다. 무단진입 범위는 더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찰기는 카디즈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자디즈)에 무단진입할 때 중국 군함과 함께 움직이는 입체작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카디즈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자국 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군사 패권주의’나 다름없다.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공역인 제주와 이어도 공역에서도 중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그들의 앞마당인 양 지나다니고 있다. 중국 해군 함정도 수시로 출몰하고 있다. 이어도 해역에 대한 실질적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군당국의 분석이다. 

 

중국은 서해와 이어도 근해에 ‘중국해양관측부표’나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표시한 부표 8개를 설치했다. 이 부표들 가운데 4개는 한국 해군의 공해상 작전구역에 설치했다. 중국이 한·미·일 잠수함과 함정에 대한 감시·경계 목적으로 부표를 설치했을 것이라고 의심받는 이유다. 해군은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유엔 해양법을 무시하고 이어도 문제를 영토분쟁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해를 내해화하기 위한 중국의 기도는 124도 E선을 군사활동 경계선으로 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틈만 나면 이곳 해역에서 매년 대규모 해군 연습을 정례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해군에 124도 E선을 넘지 말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124도 E선이 군사활동 경계선으로 굳어지면 서해 대부분은 중국 바다가 된다.

동해는 각국이 군사정보를 수집하는 치열한 각축장이다. 공중에서는 미국의 RC-135 정찰기·MC-12W 정찰기·RQ-4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등이 날아다닌다. 일본은 EP-3, YS-11 전자정보 수집기를, 중국은 Y-8·Y-9 정찰기를, 러시아는 IL-20·Tu-214R 신호정보 수집기를 운용하고 있다.

 

바다에서는 일본의 정보수집함은 물론 중국의 동디다오급(815식) 정보수집함과 러시아의 발잠급 정보수집함 등이 활동하고 있다. 동해를 자신들의 작전 영역으로 여기는 주변국들은 한·미 연합훈련은 물론 한국 해군 자체 훈련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정보수집함이 몰려드는 바람에 해군이 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연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한 한국군의 전력은 언감생심이다. 금강 정찰기는 대북 정보 전용이다. 정보수집함은 속도가 느려서 기동훈련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한국군이 대북 정보 외에 주변국 군사동향을 탐색하고 정보를 얻으려는 시도라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미군이 관련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다. 이어도 해역에는 중국과 일본 해군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한 해상 레이더조차 없다. 그나마 공중급유기를 들여와 장시간·장거리 작전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이 위안거리다.

 

일본 초계기의 위협비행이나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진입은 단순한 일회성 무력시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이 구체적 대응전략을 세웠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대북 상황에만 몰입하던 관성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에서 일본, 중국, 러시아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그동안 인재를 키우지 않은 탓이다.

 

주변국의 위협은 지금까지의 우리 안보 프레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안보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군사 전략이나 정책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우리 군은 한반도 주변의 바다와 하늘이 중국이나 일본의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일깨워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

 

주변국의 살라미식 도발이라 하더라도 안보 상황은 한번 밀리면 계속해서 소용돌이에 말려들게 된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이에 대한 군의 대응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주변국 위협에 대응해 카디즈 전 공역에서의 정례 훈련이 가능한지도 보고받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가 의지가 반영된 ‘톱다운’ 방식의 전략지침이라도 군에 내려야 한다. 군 스스로 관성을 깨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Posted by 경향 박성진

· 日은 치밀한 ‘시나리오’ 도발 VS 韓은 ‘냉·온탕’ 대응

· 지금 상황이 악화되면 ‘한·일 무력 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 일본의 의도된 무력충돌에 잘못 말려들면 ‘포크랜드 전쟁’ 악몽 재현될수도

 

일본의 도발로 촉발된 한·일 초계기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칫 ‘사소한 불씨’ 하나로 무력충돌로까지 번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 사진 가운데)이 지난 26일 해군 초계기 조종사 가죽점퍼를 입고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부두에서 출항 준비중인 세종대왕함 전투통제실을 방문해 일본 해상초계기의 근접 위협비행에 강력한 대응을 지시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5일 초계기가 배치된 가나가와현 아쓰기 기지를 찾아 지속적 경계 감시활동을 당부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일본 초계기가 다시 위협비행을 할 경우 군 대응수칙대로 적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정 장관의 해작사 방문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전날 해상자위대 아쓰기 기지를 찾은 데 대한 맞불 차원이다. 아쓰기 기지는 지난달 20일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저공 위협비행을 했던 P-1 초계기가 배치된 곳이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곳에서 “주변 해역의 경계 감시 활동을 착실하게 실시하라”면서 “여러분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 바다, 하늘, 영토, 국민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익없는 군사력 대응

 

그러나 국제 여론은 이와야 방위상의 발언과 정 장관의 발언을 비교해본 후 한국 군부가 ‘호전적’이라고 평가할까 우려스럽다. 정 장관 발언은 ‘무력사용도 불사하라’는 의미로 읽혀지는 반면, 이와야 방위상 발언은 해상 자위대원들에 대한 격려발언에 방점을 두는 것처럼 외견상으로는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민들 입장에서는 이와야 방위상 발언의 뒤에 숨은 뜻까지 파악할 수 있지만 ‘제 3자’인 외국인 입장은 다르다.

 

이는 자칫하면 일본의 의도적인 도발에 이은 계획적인 군사적인 충돌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일본은 치밀한 도발로 군사적 충돌까지 염두에 두고 ‘살라미’식으로 한국을 자극해 왔다. 교활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 특히 국방부의 대응은 전략적인 시나리오 없이 ‘즉흥적’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본은 한일 갈등을 이용해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을 어느정도 높이는데는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를 위기상황까지 몰아부쳐 더 높은 지지율을 얻으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국제 여론전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자위대의 질주에 대한 경계심도 읽혀진다. 군사적으로는 한국 보다는 일본 입장을 거들어준 사례가 많은 미군조차도 개입을 거부했다.

 

‘말폭탄’ 수준을 넘어선 도발에 응징하라는 한국군 군령·군정권자의 발언의 파장은 실제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사력이 대치하는 현장에서는 사소한 자극 하나가 확대돼 무력 충돌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역시 일본의 의도된 계산인지 모른다.

 

한일간 군사분야 갈등에서 ‘버퍼링’(완충) 역할을 했던 미군이 끼어들 틈도 없이 양측이 무력충돌할 경우 그 파장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만큼 이제는 군사외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무력 대응은 실익이 없다. ‘전쟁은 이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손자병법에도 어긋난다. 국내 여론을 의식해 시작한 아르헨티나의 ‘포크랜드 전쟁’ 악몽은 자칫 한반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냉정한 현실은 무력충돌이 벌어지더라도 일본측에 승산이 크다는 점이다. 일본이 군사적 충돌을 마다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는 배경이다.

 

일본은 해상초계기는 물론, 전투함정, 잠수함 등 거의 모든 해상전력에서 한국에 저만치 앞서 있다. 해상초계기만 살펴봐도 한국 해군은 P-3 1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P-3 80여대와 P-1 3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대수로 일본에 1대7의 압도적 열세다. 일본이 자체 제작한 신형 P-1은 최대속도, 항속거리, 최대이륙중량 등 모든 면에서 P-3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해군력 비교의 잣대인 함정 총 보유톤수는 일본이 46만t, 한국이 19만t으로 일본이 2.5배 앞선다. 초계기 사건이 발생한 원양에서의 작전이 가능한 대형 함정도 일본이 더 많이 갖고 있다.

 

작전 훈련중인 광개토대왕함. 해군 제공

 

■서태평양 23개국 해군이 배심원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Western Pacific Naval Symposium)의 해상규범인 ‘CUES’(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에 있다.

 

WPNS는 서태평양 지역 해군 간 해양 안보협력과 상호신뢰, 이해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1988년부터 2년 주기로 실시되고 있는 서태평양 역내 유일의 다자간 협의체다. WPNS는 돌발적인 해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해군 함정과 항공기들이 예기치 않은 만남에서 사용할 표준화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CUES는 2014년도에 호주 주도로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Western Pacific Naval Symposium)에서 한·일·미·중·러·싱가포르·뉴질랜드·베트남 등 아태지역 25개 국가들의 만장일치로 비준한 것이다. 이름 그대로 해상위에서 예상치 못한 선박·항공세력간 조우가 있을시 적대적인 행동이나 오해없이 서로 잘 넘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상호 무전방법 무터 대형, 속도까지 매우 상세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 역시 이 CUES에 서명했다. 비록 국가간 약속의 성격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를 어기면 국제 여론에 반하는 것이다.

 

12월 22일 일본 방위성은 광개토대왕함의 사격 관제 레이더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는 2014년 한일 양국이 모두 서명한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에 관한 강령’(CUES·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광개토대왕함이 ‘승선중인 지휘관(해군 함장)이 적대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을 금한다’는 CUES 2조 8.2항을 어겼다는 것이다. CUES 2조 8.2항은 ‘···공격행위와 유사한 주포·미사일·대공포·사격통제(화기관제)레이더· 어뢰관 또는 다른 무기를 조우한 함선 또는 비행체 방향으로 향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와 관련한 과학적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억지 주장만을 반복했다.

 

■‘CUES’ 위반한 日 초계기

 

일본 와야 방위상은 또 P-1 초계기가 150m 이하로 저공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민간항공기구 협약에 규정된 것보다 높게 비행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이 기준은 일본이 마음대로 독자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국제법 또는 국내법, CUES나 항공법 등에 따른 것”이라며 “미군이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등도 거의 같은 기준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싱가포로 회담에서도 초계기 특성 및 전술 목적상 저고도 비행을 자주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한국 해군 초계기도 (북한 상선 정찰을 위해) 저고도 비행을 하지 않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 목적 항공기의 운용은 군사자원의 운용에 관한 부분이고, 주권사항으로 그 누구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논리다.

한국 국방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 협약은 민간항공기에만 적용되는 것일 뿐, 군용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CUES 2조 8항에서는 ‘해군기(초계기 포함)에 대해 함정 주변에서의 곡예 비행이나 공격 태세 시연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저공비행이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일상적인 관행이라 하더라도 해군 함정에 저공으로 위협적인 근접 정찰비행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만큼 국방부는 WPNS 회원국들에 일본 초계기가 CUES를 위반했는 지 여부를 물으면 된다. 일본에도 공동으로 하자고 제의할 필요가 있다. 일본 역시 CUES 합의국이니만큼 WPNS에 유권해석을 함께 요청하자고 하는 데 대해 반대할 명분이 없다.

 

정상적인 상식을 지닌 국가라면 일본 초계기가 CUES를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CUES에 합의한 25개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그 어느 국가도 일본 초계기의 도발적인 정찰활동을 용납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회원국들이 ‘강령 위반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린다 해도, 앞으로 해군 초계기도 일본 함정에 대해 똑같은 비행패턴으로 감시하면 될 일이다.

 

앞으로도 일본 초계기 도발은 일상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WPNS 회원국에 CUES 문제를 제기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기간만큼은 일본도 국제여론을 의식해 초계기 도발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박한기 합참의장(가운데)이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기 전 식순에 따라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합참의장 지휘서신의 ‘부작용’

 

박한기 합참의장의 지난 26일 ‘지휘서신 1호’는 예하 부대 입장에서는 자칫 무책임한 지시로 해석될 수 있다. 박 의장은 서신에서 최근 일본 초계기 저공위협 비행 상황과 관련, 작전 반응 시간 단축과, 작전현장 가시화를 위한 신속·정확한 상황 보고체계 확립 및 행동화 숙달을 강조했다. 이 지휘서신은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 위협비행에 대한 지침으로 보인다.

 

합참은 군의 작전 대응 시간 단축과 신속 정확한 상황 보고체계 확립을 주문했다고 하지만, 합참의장 지휘서신에는 이율배반적인 내용이 숨어있다. 상부에 신속 정확한 상황보고를 하면서 동시에 작전 대응시간을 단축하기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작전 현장의 지휘관이라면 상식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북한군 도발에 대해서 ‘선 조치 후 보고’라는 작전 지침이 전군에 내려졌던 것이다.

 

현재 군지휘통제 및 전술통신체계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인근 해상에서 해군 함정과 일본 초계기가 맞대응을 하는 상황이라도 합참 지휘통제실과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동시에 인지하고 상황을 지켜볼 수 있도록 돼 있다. 해군과 일본 자위대의 대치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합참과 해군작전본부는 지통실에서 상황을 24시간 정밀하게 모니터하면서 먼 바다에서 작전중인 해군 함정으로부터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보고 외에는 현장 조치를 우선시하도록 해 상부 보고부담을 덜어주는 게 맞다.

 

게다가 합참은 일본 초계기 위협 비행사건이 발생한 이후 대응수칙 매뉴얼을 다단계로 구체화한 터다. 그런만큼 바다위 함정에서는 각 단계마다 상부보고 절차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ㆍ국방부 “경보음 시점·방위각·주파수 데이터 공개하라”

ㆍ일 ‘자위대 자랑’ 해상 초계기 장비 오류 가능성은 외면

ㆍ‘독도 지킴이’ 광개토대왕함 견제, 정치적 목적 분석도

 

국방부는 21일 ‘초계기 사건’을 해결하려면 초계기 로그파일을 공개하라고 일본에 촉구했다. 로그파일 기록이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공개하겠다는 경고음(RWR·Radar Warning Receiver)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시와 방위, 주파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초계기) 로그파일을 공개해야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구체적인 레이더 정보의 공개를 재차 요구했다.

 

국방부가 지난 4일 유튜브에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 위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서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원 안)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일본 초계기가 나타나기 직전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모습이다. 연합뉴스

 

그는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180)로부터 조사(겨냥해 비춤)를 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해상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를 탐지하고 냈다는 경보음이 울린 시점과 방위각, 주파수 특성 등이 함께 공개되지 않고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공개될 경우 국제사회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탐색용 레이더(MW-08)라면 주기적으로 강약을 반복하는 음이, 강한 전파를 연속해 방사하는 사격통제레이더(STIR)라면 강한 음이 일정 시간 계속된다.

 

■ 데이터 없는 경보음 공개 무의미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이 단순히 레이더 경보음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확실한 ‘물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본 초계기에 녹음됐다는 경보음이 한국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STIR-180)에서 나온 것인지를 분석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에는 녹음 일시, 방위, 주파수 특성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이 지난달 28일 레이더 영상을 처음 공개했을 때 초계기가 녹음한 레이더 경보음도 함께 공개했어야 했다”면서 “뒤늦게 공개하면 그것이 당시 레이더 경보음인지, 아니면 일본 측에서 나중에 더빙한 경보음인지 누가 알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래서 로그파일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그파일은 컴퓨터 시스템의 모든 사용내역을 기록하고 있는 파일이다. 항공기의 운항내역을 기록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최 대변인은 일본이 P-1 초계기의 레이더 탐지 당시 경보음을 공개할 방침인 것과 관련해 “부적절한 여론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레이더)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경고음 공개도 일본이 불리한 국제적 관심을 전환하기 위해 벌이는 부적절한 여론전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일본 초계기 승무원들이 경보음을 탐지했다고 주장한 시점부터 실시간으로 위협 시현 계기판에 기록된 자료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일, 성능 맹신, 장비 오류일 수도

 

일본 P-1 초계기의 위협비행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0일 한국 해군작전사령부와 일본 해상자위대 사이의 ‘핫라인’은 가동되지 않았다. 그만큼 다급하고 심각한 사항으로 한·일 양측이 간주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다만 일본은 다음날 오후 와타나베 다쓰야 일본 해상자위대 무관(대령)을 통해 해당 해역에서 광개토대왕함이 작전을 했는지 여부와 함께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한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광개토대왕함은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 중이었고,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하지 않고 탐색·추적레이더(MW-08)를 사용했다”고 답변했다. 일본 무관은 국방부 설명을 본국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국방부 답변을 무시했다. 지난달 22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한국 해군 함정이 화기관제레이더(사격통제레이더의 일본식 표현)로 일본 자위대 초계기를 겨냥했다”며 한국 측에 항의했다. 이는 일본이 실무적인 추가 협의도 없이 한국 국방부 설명을 일방적으로 거짓으로 간주한 처사였다.

 

이 같은 일본 행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 제고라는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군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 목적에다 일본이 자체 제작한 P-1 대잠초계기 전자장비 성능에 대한 과신이 겹쳐 무리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1 초계기 장비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 해군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일본이 확신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작한 P-1 대잠초계기는 P-3C를 대체하고 있는 일본의 주력 대잠초계기다. 일부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P-1을 ‘대동아공영권 초계기’라고 부를 정도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자랑하는 전력이다.

 

전문가들은 P-1 초계기가 당시 광개토대왕함과 함께 구조작업 중이었던 해경 삼봉 5001호 레이더파와 혼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탐색 및 사격통제 겸용인 삼봉호 켈빈 레이더는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레이더와 같은 ‘I밴드’(주파수 8~12㎓)를 쓰기 때문에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일본 초계기가 사격통제레이더에 접촉했다고 말하는 순간 광개토대왕함은 삼봉호와 유사한 선상에 위치한 상태였다.

 

만약 해경 삼봉 5001호 레이더파와 혼동했다면, P-1 초계기는 광개토대왕함 150m 상공까지 저공비행을 하면서도 레이더파의 방위분석도 하지 못한 꼴이 된다.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 ‘초계기 도발’ 배경과 전망

 

해군은 P-1 초계기의 위협비행은 한국 해군을 무시한 사실상 ‘도발’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초계기가 사격통제용 STIR 추적레이더 빔에 노출됐다면 상대방이 사격 조준 및 장전을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회피 기동을 해야 하는 게 상식적이다. 일본이 공개한 영상에서 P-1은 오히려 고도 150m로 광개토대왕함에 500m까지 근접해 비행했다. 그러면서 함정에 헬기는 탑재돼 있지 않으며 함포는 우리 측을 향하고 있지 않다고 승무원끼리 이야기한다. 승무원들의 통신음에선 전혀 긴박함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예비역 해군 제독은 “만약 일본 초계기가 STIR의 위협을 감지했다면 대공 무기를 회피하도록 하는 금속물질인 ‘채프’를 발사하고, 즉시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멀리 벗어났어야 한다는 것이 조종사들의 기본 매뉴얼”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그토록 위험한 레이더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면 즉시 회피기동을 했어야 함에도 여유있게 비행을 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일본 측에 요구한 이유다.

 

사건이 발생한 공해상은 한·일 해상경계선상(양국 공유 수면)의 공해 어장이지만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수역이다. 한국 해군이 이곳을 통행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통상 잘 가지 않는 곳이다. 그런 만큼 일본은 독도를 지키는 1함대의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이 나타나자 P-1 초계기를 발진시킨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연례적인 독도 방어훈련이 실시된 지난달 초순쯤을 전후해 훈련의 핵심 함정인 광개토대왕함의 움직임에 신형 초계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점검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초계기 위협비행과 함께 촉발된 레이더 공방의 진실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99% 이상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측이 레이더 정보를 일방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주파수 폭(PW), 주파수 간격(PRI)과 같은 고유 주파수 특성이 드러나면 상대방 전파방해(재밍) 공격으로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 모두 전파 데이터는 중요 기밀이다. 정보를 공개하면 관련 장비의 거리분해 능력과 방위분해 능력, 파형분석 능력 등과 같은 군사기밀이 모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정보의 대칭성과 비례성만 확보되면 장비 제작사 등 제3자를 통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한 팩트 확인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면서 한국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를 달라고 하는,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미 국제사회에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알렸는데, 이제 와서 다른 함정이라고 번복하거나 착각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일본의 처지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판결 이후 날 선 대립을 이어오던 한·일관계가 지난달 20일 발생한 일본 자위대 P-1 초계기의 ‘위협비행’으로 격랑 속으로 더 빠져들고 있다. 상황은 점입가경이다. 일본 정부의 ‘피해자 코스프레’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방위상과 관방장관, 총리까지 나서 적반하장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방부가 일본이 도발한 ‘프레임 전쟁’에 말려들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사건 발생 13일 만인 지난 2일에야 일본 측에 사과를 처음으로 요구하는 등 수세적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그동안에는 마치 한국이 “우린 잘못한 것 없는데 일본 측이 오해하고 있다”는 식의 변명하는 듯한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줬다. 국방부가 일본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시지탄’이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사실 사안은 간단하다. 엄밀히 말해 한국 해군 입장에서 보면 ‘레이더 논란’이 아니라 일본 자위대 P-1 초계기의 ‘위협비행 사건’이 본질이다. 군국주의 시절 ‘가미카제’를 연상시킬 정도로 무모하게 비행한 일본 P-1 초계기가 문제였다는 게 사건의 핵심이다.

일본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일본 초계기가 공격적인 레이더 전파를 맞았다는 증거는 없다. 당시 일본 초계기는 아무런 위협도 느끼지 않았다. 위협을 느꼈다면 조종사는 무조건 ‘풀파워(전속력 회피)’를 외치며 자리를 피했어야 한다.

 

일본 초계기는 또 대공미사일을 갖춘 군함을 경계하기는커녕 무모하게 접근했다. 일본 P-1 초계기는 대잠탄과 어뢰뿐만 아니라 대함 유도탄, 공대지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다. 구축함 입장에서는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통상 예측불가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군함에는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 게 국제 관례다. 그런 만큼 한국 해군 초계기는 외국 군함을 발견하면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멀찍이 떨어진 데서 사전 교신을 한다. 1~1.5㎞ 이내에는 접근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신을 시도한다. 그런 후 인가를 받고 들어가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게다가 일본 자위대는 ‘사고 전과자’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90년대 림팩 훈련에서 표적 예인기 역할을 하던 미 해군의 A-6E기 한 대를 ‘오발’로 떨어뜨렸다. 일본은 호위함 근접방어무기(CIWS)가 오작동했다고 변명했으나 조준 자체가 A-6E기를 향했던 것으로 분석 결과 밝혀졌다. 미군기 격추 7개월 전인 1995년 11월에는 항공자위대의 F-15J 전투기가 앞서 가던 동료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 명중시키는 사건도 벌어졌다. 처음에는 기기 오작동으로 알려졌지만, 나중에 조종사 실수로 드러났다. 두 사건 초기에 일본은 거짓으로 일관했다. 만약 한국 해군 P-3 초계기가 일본 초계기처럼 행동했다면 격추당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초계기의 상식 밖 행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일본 초계기는 한·일 해군 간 소통할 수 있는 통신망 대신 국제상선공통망을 이용했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하에 통신을 했다는 핑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후 일본 정부 각료들이 문제를 확대시켰고, 지난달 28일 13분7초 분량의 일본어판·영문판 영상을 공개해 파문 확산의 기폭제로 사용했다. 지난 1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가세했다.

 

둘째, 일본 초계기는 인도적인 해상 수색 및 구조 작전(SAR Operation) 현장에 사실상 난입해 구조활동을 방해했다. 당시 일본 P-1기의 광개토대왕함 상공 150m 저공 위협비행은 국제적으로 ‘비전문적 행위(unprofessional behavior)’였다. 파도가 바람에 날리는 ‘백파’ 현상이 나타나는 현장에서 조난 선박 식별을 위해 광학영상장비(EOTS)를 작동한 것을 두고, 마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P-1기에 대해 적대행위를 한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SAR 작전의 기본 원칙과 정신을 무시한 것이다.

 

일본 P-1기는 구조활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광개토대왕함에 근접비행을 하면서 헬리콥터 탑재 여부 정찰 등 위협적인 정보수집 활동을 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적성국 항공기라면 대공 미사일 격추를 자초하는 행위였다. 공해상에서 빠른 속도로 초계기가 위험수준으로 접근해 머리 위까지 왔는데 미사일 발사 준비조치를 하지 않은 광개토대왕함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항해 중인 군함에 대한 저공 접근은 그만큼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개토대왕함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고려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셋째, 일본 해상자위대는 스스로 일본 해군이라고 자처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제4항공군 소속 초계기 기장은 ‘일본 해상자위대(Japan Maritime Self-Defense Force·JMSDF)’가 아닌 “Japan Navy(일본 해군)”라고 수차례 스스로 불렀다. 이는 이미 일본이 정상 군대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다. 또 군사적 분쟁지역 확대를 통해 자위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군사력 보유 명분의 확보 차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일본이 ‘기획도발’을 했다는 정황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꼬투리를 잡을 수 있으면 사사건건 걸고 넘어가겠다는 일본 정부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군의 대응도 단호해야 한다. 일본의 속내가 무엇이든, 국내 정치적 명분을 얻기 위한 도발 대상으로 한국을 정조준한 것이 이번 사건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과 요구에 그치지 말고 필요하다면 정경두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인도적인 작전을 방해한 일본 해상자위대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청해야 한다. 일본 초계기는 한·일 간 20년 가까이 실시해온 ‘수색 및 구조 훈련(SAREX)’을 무력화시켰다. 국제사회에도 일 자위대의 행위가 한·일 간 상호 협력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동북아 및 태평양 안보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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