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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7 사열이 지겨운 샤프 사령관 (8)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월 25일 오전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방문했다. 연합사는 김 장관 취임을 축하하는 의장행사를 열었다.

김 장관이 의장행사 중 월터 샤프 한·미연합군사령관과 함께 경례하는 사진(왼쪽)을 보고 있자니 우리 군의 현실이 오버랩됐다.

샤프 사령관이 취힘한 것은 2008년 6월이었다. 그는 약 2년 6개월간을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 사령관 직을 수행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그동안 한국군 수뇌부가 바뀔 때마다 이들을 초청하거나 또는 직접 가서 사열을 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샤프 사령관의 사열 사진만 봐도 우리 군 수뇌부가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알 수 있게 됐다.

샤프 사령관이 처음 취임했을 당시 국방장관은 이상희 장관(육사26기)이었다. 이후 김태영 장관(육사29기)으로 바뀌었다가 경질되고, 최근 김관진 장관이 취임했다. 그는 무려 3명의 한국 국방장관에게 의장 행사를 열어 준 것이다.

샤프 사령관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군대장)의 경우를 봐도 유사하다. 샤프 사령관이 취임한 이후 지난 2년 6개월 동안 연합사 부사령관은 이성출 대장(육사30기), 황의돈 대장(육사31기), 정승조 대장(육사32기) 순으로 바뀌었다. 역시 3명이다.

한국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처음 취임했을 때 합참의장은 김태영 육군 대장이었다. 이후 이상의 육군 대장(육사30기), 한민구 육군 대장(육사31기)으로 ‘카운터 파트’가 변경됐다.

시선을 육·해·공군 참모총장으로 돌려도 비슷하다. 한국군의 경우 합참의장이나 육·해·공군 총장 임기가 2년임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군 수뇌부의 변화는 심하다.

게다가 지난 2년간 한국군 수뇌부 인사는 사실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정 부분 개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여파로 수뇌부가 경질됐기 때문이다.(어떤 의미에서 ‘한국군 장성 인사는 김정일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조크가 틀린 말도 아니다. 북한의 김정일은 툭 하면 ‘도발 사고’를 쳐 결과적으로 고위 장성 인사에 개입(?)한 꼴이 됐다)

김태영 장관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논란에 휘말리면서 일종의 ‘꽤씸죄’로 경질됐다.(크게 기분이 상한 김태영 장관은 이임식 없이 떠나려 했다가 김관진 신임 장관의 만류와 설득으로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이상의 합참의장은 천안함 사건으로 경질됐다. 한민구 합참의장도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소극적 대응 논란에 휩싸이면서 교체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기사회생, 이번 삼호주얼리호 인질구출 사건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체면을 지켰다.

이처럼 한국군 수뇌부가 자주 바뀌다 보니 그때마다 사열을 해야 하는 샤프 사령관 입장에서는 이제 사열이 지겨워질만도 하다.

아뭏든 샤프 사령관과 견주면 우리 군 수뇌부는 무척이나 단명하다.(이와 관련해 샤프 사령관은 자신의 파트너들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해 짜증을 낸 적도 있다. 겨우 상대방과 호흡을 맞출만 하면 바뀌니 그럴만도 하다. 미 육사를 1974년에 졸업한 샤프 사령관은 한국군 육사 30기와 동기격이다)

게다가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는 말은 우리 군 수뇌부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천안함 사건으로 작전 분야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인 황중선 전 합참 작전본부장(육사32기)이 낙마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관학교 기수별로 우루루 진급했다가 전역할 때도 한꺼번에 하다 보니 한국군에서는 샤프 사령관과 같은 장수하는 장군이 나오기 힘들다. 여기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군 인사가 새로 등장한 실세들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다 보니 능력있는 장군들도 ‘인사 태풍’을 피하기 힘들다.

반면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군 수뇌부는 물론 정무직인 국방장관조차 바뀌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다.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이 대표적이다. 게이츠 장관은 공화당 정부의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됐으나 지금도 민주당 정부의 오마바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상희 전 국방장관은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가진 첫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언제쯤 그만두느냐, 그만 두면 뭘 할 것인가”라고 나름대로 덕담을 건넸다가 분위기가 썰렁해진 회담 에피소드가 있다. 이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게이츠 장관도 바뀔 것이라고 한국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샤프 사령관의 사열 행사 등을 보면서 우리 군도 정권의 부침에 관계없이, 북의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고 일관성 있게, 군을 지휘하는 ‘장수(長壽)하는 장수(將帥)’가 나왔으면 싶다. 주어진 임기도 채우기 힘든 것이 작금의 현실이긴 하지만.


<정승조 연합사부사령관이 6월 24일 취임 의장행사’에서 샤프 사령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이 2008년 6월 김태영 전 합참의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샤프사령관이 2008년 10월 임충빈 전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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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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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운전병전역자 2011.01.28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왔습니다. 국방부 출입기자이신가 봐요? 군대시절 뵙던 인물들이 지금 군수뇌부에 계셔서, 쓰신 글들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자료사진도 적절하게 쓰시고 쎈스있는 기자님이신 것 같아요.ㅋ
    이 글도 완전 공감이네요. 제가 있던 부대는 미국의 여러기관들이랑 교류하던 곳이었는데, 그 기관장들 중 일부가 '카운터파트가 지나치게 자주 바뀐다. 이번에는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처장님이 부대장님께 보고하더라구요.(앞에서 운전하다 들었어요.^^) 제 군생활동안 부대장이 거의 6개월마다 한 번 씩 바뀌었으니 그럴만 했죠. 제 생각에는 일단 첫째, 우리나라 장군님들 수가 너무 많고, 둘째 계급정년이 짧은 것이 잦은 진급, 보직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장군인사가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제가 봤던 미국부대장들은 1년6개월 이내에 바뀌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 장강 2011.01.28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베리베리 환영합니다. 저번처럼 제가 전달하고 싶은 의도를 오늘도 120% 이해해 주셔서 베리베리 감사합니다~.

  2. 5132 2011.01.29 0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보니
    사진마다 지겨움돋는 미국 4성장군의 표정이

  3. 검은별 2011.01.30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향 속에 이런 블로그가 있는지 지금 알았습니다.
    군대 앞뒷 얘기로 유명한 곳이 조선일보 유용원의 군사세계이지요.
    유씨 블로그의 사진과 자료는 밀리에 빠지고 좋아하는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주고 있습니다. 왠만한 밀리 사진과 정보는 다 저기서 가저오고 복사질 할 정도 입니다.

    박기자님도 질 좋은 고급 밀리 정보와 컨텐츠를을 많이 올리셔서 많은 호응을 받기를 기원 합니다.

    • 장강 2011.01.30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패달고 글 올리기 시작한 지 3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은 시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으면서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맛난 글 올려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나그네 2011.01.31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이야기를 신문에 실을 생각은 왜들 안하시는지, 궁금! 경향에도 가끔 보면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이 없지는 않던데, 기사 교통정리관을 둬야할 판인가요!

  5. 기러기 2011.01.31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쉬 빅성진

  6. 경향댓글자.. 2011.02.06 1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향 블로그도 있네요....글도 좋네요.... 쓰시는김에 원인분석과 해결책을 감군추세와 맞물려서 같이 쓰셨으면 더 고급 요리가 되었을꺼란 생각도 해봅니다... 사병과 장군의 비율, 탱크1대당 육군장군의 비율,,,이런것을 한미간 남북간 비교해보면 흥미로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