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동맹’ 한·미 연합연습이 12일 끝난다. 군 당국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계없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상반기 군 고위 장성 인사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군 대장급 인사는 4월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에는 대한민국의 대장 계급 8자리 가운데 7명이 바뀌었다. 육군의 경우 최소한 2.5기수가 젊어졌다. 이후 인사에서도 ‘진급 적체 해소’를 명분으로 세대교체가 이어졌다. 군에서는 전 정권에서 진급한 3성 장군 이상을 배제하고 그 자리를 현 정권에서 진급시킨 인사들로 ‘물갈이’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군 고위 장성 인사가 다음달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육사 출신의 육군참모총장이 처음으로 배출될지 등에 군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진급자의 삼정검에 보직·계급 등이 새겨진 수치(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주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

 

다음달 인사 관전 포인트는 크게 4가지 정도다. 첫째는 50년 만의 첫 비육사 육군참모총장 배출 여부다. 둘째는 1971년 이후 48년 만에 해병대 대장이 나올 것인가, 셋째는 정보부대장 출신이 육군 대장으로 진급할 것인가, 넷째는 누가 공군참모총장이 될 것인가이다. 정부는 해병대 사령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12일을 전후해 대장급 인사를 실시하고 이어 육군 군단장급 등 3성 장군 이하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일정과 인사폭이 변수다. 다만, 정부가 군 수뇌부 인사를 하는 데 군사적 측면보다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유력 후보를 점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 ‘바로미터’는 해군총장

 

청와대, ‘첫 비육사 육군총장’ 임명 의지 강해…
학군 22·23기, 3사 20기 주요 후보군

 

다음달로 예정된 군 수뇌부 인사의 ‘바로미터’(척도)는 해군참모총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해사 39기인 심승섭 중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해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3개 기수를 건너뛴 파격 인사였다. 심 총장 선배인 해사 36~38기 장성 10여명이 군복을 벗고 전역해야 했다. 이런 배경에서 차기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과 공군참모총장에 심 총장보다 기수가 앞선 선배 장군을 임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심 총장의 육군 임관 동기는 육사 41기와 학군 23기다. 공사 동기는 33기다. 소위 81학번들이다.

 

‘육사 41기’ 육군총장 후보군으로는 최영철 교육사령관,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 최병혁 육군참모차장, 이정기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이상 중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육군 대장 진급 후보자들이기도 하다. 이석구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중장)도 육사 41기이지만 기무사령관 재직 당시 입은 ‘상처’가 워낙 크다.

 

그러나 육군총장의 경우 해군총장이나 공군총장보다 기수가 앞선 전례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육사 40기인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이상 대장) 가운데서 차기 총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첫 비육사 육군총장’이 나올 지 여부다. 이번 정부는 출범 이후 국회 청문회를 의식해 합참의장과 육군총장 인사를 사실상 ‘대장 돌려막기’ 식으로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첫 비육사 육군총장’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육사 육군총장이 탄생하면 육군 인사행정체계 등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후보군은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학군 23기·중장)과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3사 20기·대장)으로 압축된다. 육군 내부 인사에서 3사 20기는 육사 41기와 비슷한 기수로 분류된다. 김성진 국방대 총장(학군 22기)도 넓은 후보군에 포함된다.

 

‘비육사’ 나오면 ‘육사 출신 총장 대물림’ 관행 깨져…
현 정부 ‘대장 돌려막기’ 비판도

 

이번에 비육사 출신이 육군총장에 임명되면 1969년 서종철 총장(육사 1기) 이후 육사 출신 ‘총장 대물림’ 관행이 깨지게 된다. 서 전 총장 이전에는 창군 주역이었던 군사영어학교 출신들이 주로 육군총장을 맡았다.

 

남 사령관은 총장이 아니더라도 대장 진급은 유력하다. 44대 기무사령관 겸 초대 안보지원사령관인 남 중장이 진급하게 되면 군 정보기관장 출신으로는 20년 만의 대장 배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합참의장을 지낸 이남신 전 기무사령관이 1999년 대장으로 진급한 이후 군 정보기관장 출신 대장은 없었다.

 

김용우 육군총장과 함께 2017년 8월 임명된 이왕근 공군총장(공사 31기) 교체도 확실시된다. 후임 공군총장 후보군은 공사 33기인 황성진 공군참모차장과 최현국 공사 교장(이상 중장)이 거론된다. 공사 32기인 원인철 합참차장과 이건완 공군작전사령관은 해군총장보다 선배 기수인 탓에 확률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해군처럼 기수를 건너뛰어 공사 33기인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의 발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군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미 이뤄진 만큼 일부 중장·소장급 지휘관들의 수평 이동이 예상된다.

 

■ 해병대 4성 장군

 

해병대 4성 장군 길 열렸지만 보직 형평성 둘러싼 갈등 많아
당장 실행될지는 미지수

 

3성 장군인 해병대사령관의 4성 장군 길이 최근 열렸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해병대사령관이 임기를 마친 뒤에 전직이나 진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군 인사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해병대사령관을 다른 중장급 보직으로 임명하거나 대장급 직위로 진급시켜 군사력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법안 발의 이유였다. 현행 군 인사법은 중장 계급인 해병대사령관이 2년 임기를 마치면 ‘당연 전역’토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각군 수뇌부는 관계법 개정안을 반대하다 지난달 고위 정책간담회에서 입장을 바꿨다. 여야 모두 법 개정 취지에 찬성하는 사안을 무작정 반대만 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해병대사령관을 거친 뒤에 대장으로 진급해 갈 수 있는 현실적인 자리로는 합동참모본부 차장(현재 중장 직위에서 대장 직위로 변경한 후 임명),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합참의장과 해군총장도 가능하다. 또 중장으로 전직이 가능한 자리로는 합참 차장·본부장과 해군참모차장, 해사 교장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육·해·공군은 불편한 입장이다. 해병대사령관의 대장 진급이나 중장급 2차 보직이 가능해지면 각군의 장군 보직에 미치는 영향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참 본부장 자리에 해병대사령관 출신이 임명되면 육·해·공군 장성 가운데 1명은 합참을 나가야 한다.

 

육군과 공군은 해병대가 해군 소속인 만큼 해병대사령관의 2차 보직은 해군 몫에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육군 ㄱ중장은 “병력 2만9000여명인 해병대에서 4성 장군이 나온다면 병력 59만9000여명인 육군에서는 대장이 20명 나와야 비율이 맞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관계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이는 근거조항 마련일 뿐 (3성 장군 이상) 정원 조정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가 있다”며 “실제 인사 실시 여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현재 해병대사령관인 전진구 중장(해사 39기)이 이번 인사법 개정안 통과의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전 사령관의 임기 만료가 다음달 12일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사령관이 중장 2차 보직을 받거나 대장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군 인사법 개정안이 4월12일 이전에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게다가 전 사령관은 심승섭 해군총장과 동기생이어서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자리는 합참 1·2차장과 연합사 부사령관밖에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당시 개정된 군 인사법은 예비역이 전역 당시 계급으로 재임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놔 전 사령관이 전역 후에 다시 군에 복귀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군총장, 해군처럼 ‘파격 임명’ 가능성…
안보지원사 출신 육군대장 나올지도 관심

 

이번 군 인사에서는 지난달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발탁된 김유근 예비역 중장(육사 36기)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거리다. 전임자인 이상철 차장이 예비역 준장이었고, 육사 38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방부가 체감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 1차장이 정경두 국방장관(공사 36기)보다 사관학교 기수가 2년 선배인 점을 감안하면 군 통수권자의 안보실을 통한 안정적인 군부 통제 의지가 읽혀진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는 2005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경호실 종합상황실장을 지내다 준장으로 1차 진급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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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구 육군 중장(육사 41기)과 장경욱 전 육군 소장(육군 36기). 육사 5년 선후배인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군 정보기관 수장 자리인 국군기무사령관직에서 이임식조차 갖지 못하고 쫓겨나듯 내몰려진 부분이다. 두 사람이 직속 상관인 국방장관한테 비난받은 것도 유사하다.

 

1월 25일 서울 현충원에서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버린다”며 손을 씻는 세심의식을 하고 있다. 기무사 제공

 

2013년 10월 장군 인사 발표날 기무사 직원들은 장경욱 사령관이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축하 꽃다발과 함께 다과회까지 준비했다가 기무사령관이 경질됐다는 황망한 소식을 접했다. 기무사령관이 이임식도 갖지 못하고 교체된 경우는 1993년 3월 서완수 기무사령관이 회의 중 전화로 교체를 통보받는 형태로 잘린 이후 처음이었다. 장 사령관은 후임 보직조차 받지 못하고 군복을 벗었다.

 

약 4년 10개월 후인 지난 3일 기무사 직원들은 이석구 사령관이 전격 교체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다음날에는 신임 기무사령관 취임식이 열렸고, 남영신 신임사령관(학군 23기)이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기무사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취임식장에 들어섰다.

 

장경욱 전 소장은 자신이 정권으로부터 ‘토사구팽’을 당했다고 여겼다. 이것이 그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육군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에 임명돼 순순히 대구로 내려가는 이 전 사령관의 경우는 정권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을 수 있다.

 

아무튼 두 사람이 경질된 결정적 이유는 청와대와 국방장관에 ‘지휘 부담’을 준 탓이었다. 두 사람 모두 국방장관과 맞서는 모양새였다. 그런 가운데 청와대가 기무사령관 손을 들어주게 되면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후임 장관 청문회를 준비해야 할 판이었다. 그러기에는 정권 입장에서는 부담이 너무 컸다. 설사 국방장관을 자르려고 한다 하더라도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 조직에서 부하인 기무사령관을 놔두고 상관인 국방장관부터 먼저 날리기는 어렵다.

 

두 사람의 차이점은 있다. 장 전 기무사령관은 중장과 대장급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에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사 전횡 문제를 군내 여론동향으로 은밀하게 보고한 것이 화근이었다. 반면 이 전 기무사령관은 최근 국회국방위에서 공개적으로 송영무 국방장관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등 ‘하극상’을 연출한 탓이었다. 특히 이 전 사령관으로서는 청와대 의중을 충실히 받들었다고 여겼을 지 모르나, 표현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은밀하게든, 공개적이든 두 사람은 모두 정권이 자신들의 충정을 믿고 지지할 것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두 사람 모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 됐다. 정권 차원에서 기무사령관으로 임명한 만큼 무한신뢰를 보낼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이 지난 4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취임식장에 들어서자 기무부대원들이 박수로 맞이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게다가 정권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없었던 게 아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후임 이재수 사령관에게는 ‘예정된 기무사령관’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이번에 취임한 남영신 사령관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 전격 발탁됐을 당시부터 문재인 정부 군부의 새로운 실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부산 동아대 학군(ROTC) 출신인 그는 비육사 출신 첫 특전사령관이었다. 그동안 특전사령관과 기무사령관은 육사 출신이 독점하다시피 한 관례에 비춰 보면 정권 차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남 신임 사령관에 대해 “특수전 및 야전 작전 전문가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며 “솔선수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상하 모두에게 신망을 받는 장군이며, 기무사 개혁을 주도하고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석구 전 사령관도 경질돼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밀려나기 전까지는 새로 출범한 정권의 기대주였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기무사령관 자리를 놓고 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부장인 이석구 소장과 제1야전군 참모장인 최영철 소장(육사 41기·현 육군교육사령관)을 저울질하다 지난해 9월 이석구 장군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이 장군이 노무현 정부 당시 영관급 장교로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던 인연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는 ‘통수 보좌’ 임무를 강조한다.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를 위한 ‘눈’과 ‘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기무사령관이 직속상관인 국방부 장관 보다 청와대와 지근 거리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하는 부작용도 낳는다.

 

그러다 보면 기무사령관이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청와대에 직언하다 괘씸죄에 걸리거나, 거꾸로 청와대 의중을 믿고 국방장관을 압박하다 ‘역풍’을 맞는 사례도 있다. 장경욱 전 사령관은 지난 정권에서 국방장관의 독단을 견제하는 것은 기무사의 고유 임무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경질이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 독대를 위해 기무사령관이 국방장관 주변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만약 국방장관이 독단과 전횡을 한다고 신임 기무사령관이 청와대에 보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침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국방장관 비리에 대해서는 기무사령관이 군 통수권 보좌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청와대에 직보할 수 있다’고 발표한 터이다.

독단과 전횡이 비리 범주에 포함되는 지는 모르겠다. 어찌됐든 정답은 ‘(청와대 반응이) 그때그때 달라요’가 아닐까 싶다. 기무사령관 입장과 정권의 입장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변치 않는 결론은 있다. ‘군인은 명령이 나면 움직이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토사구팽일지언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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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2018년 1월18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는 출입기자들이 언론보도에 대한 국군기무사령부 조사를 성토하는 일이 벌어졌다. 언론에 보도된 ‘청(靑), 차관과 주요 현안 협의, 송 장관 조기 경질설 파다’ ‘한·미간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일정 확정’ ‘한미 연합사령부의 국방부 영내 이전’ 등 3가지 기사에 대한 기무사의 출처 조사에 항의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 기사들이 보도됐을 당시 그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나중에 청와대가 송영무 장관을 불신한다는 기사는 국방부의 공식 부인으로 봉합됐지만, 한·미 연합훈련 일정과 연합사 이전 기사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기무사가 국방부 출입기자들의 기사 취재 과정을 조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가 차관과 주요 현안을 협의한다”는 언론보도의 경우 서주석 국방차관의 명령으로, 한·미 연합훈련 일정과 연합사의 국방부 영내 이전 보도는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방부 고위간부 명령으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혹시 조율되지 않은 의견들이 나갈 경우 국익을 해치거나 또는 불편한 사항을 만들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도된 내용이 비밀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보안성 검토 등과 같은 관련 절차나 승인 없이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보안업무 훈령에도 이 부분이 적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지는 국방부가 제공하는 보도자료만 보도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 같은 해명과 태도에 대해 기자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보도 내용들이 군사비밀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군 내부에서도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느끼는 사안들에 대해서 기무사를 동원해 취재 경위를 조사하여 언론에 무리하게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한·미 연합훈련 일정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합사 이전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언급과 관련이 있는 보도들이었다.

 

국방부는 이전에도 정부가 공식 발표하지 않은 사안이 언론에 한 줄이라도 보도되면 기무사를 ‘조자룡 헌 칼 쓰듯’ 여러 차례 동원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실을 통하지 않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는 국장급 이상만 가능하다는 국방부 훈령을 근거로 들었다.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이 훈령의 문제점은 10년 넘게 지적돼 오고 있다.

 

# 장면 2

25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육군 중장) 등 기무사 간부 600여명은 국립서울현충원 등에서 ‘정치적 중립’ 선포식을 가졌다. 기무사령관 등 장군단은 물에 손을 씻고 자필로 작성한 정치적 중립 준수 서약서에 손을 얹은 뒤 ‘잘못된 관행 개선’ ‘정치적 중립 준수’ ‘오직 국가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 등 기무사의 다짐을 읽어 내려갔다. 전국의 모든 기무부대도 지역 충혼탑 등지에서 같은 시간대 동시에 행사를 진행했다. 기무사 본부와 예하 부대가 동시에 참가해 정치적 중립을 다짐하는 행사를 연 것은 기무사 창설 이후 처음이다.

 

앞서 기무사 출신 장군·대령 22명은 지난해 4월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선언을 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군 최고의 강한 보수 이미지를 가진 국군기무사 지휘관 출신들이 민주진보 진영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건국 이래 최초 사례일 것”이라며 지지 선언의 의미를 설명했다.

 

당시 군 간부들은 이들의 성명 내용에 대해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기무사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군 정보기관인 기무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내부를 감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예비역이라는 이유로 정치권 줄서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기자회견을 주도한 기무사 출신 예비역 장성은 그 공로로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에 취임했다.

 

지난 12일 이 기무사령관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과 배우 하정우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영화에서 저승 삼차사의 리더로 출연한 하정우씨는 군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원귀의 한을 풀어주는 연기도 했다. 기무사가 하씨에게 감사패를 준 이유는 그가 영화에서 군대 의문사를 수사하는 과정을 통해 기무사를 빛내고 홍보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무사는 군 의문사 조사와는 관련이 없는 기관이다. 이래저래 현충원 ‘세심 의식’과 함께 과도한 퍼포먼스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무사는 과거의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낡은 관행과 적폐를 청산한다며 조직개편 등을 통해 리모델링에 나섰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무사는 대부분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장군 지휘관이 무더기로 없어진 가운데 유일하게 3성 장군이 지휘관인 부대로 남았다.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 개혁안의 하나로 기무사의 동향보고를 금지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기자의 취재원에 대한 과도한 추적은 넓은 의미의 동향보고로 볼 수 있는 사안이다. 기무사는 군사기밀 누출과 관련이 없는 기자의 취재원 조사는 기무사 본연의 업무를 왜곡시킬 수 있다며 ‘수명’(명령을 받아들인다는 기무사 용어)하지 말았어야 했다. 결국 기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국방부는 기무사의 조사를 중단시켰다.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정부는 국가 이익을 위해 비밀리에 조율한다는 핑계로 특정 사안을 정권 편의주의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잦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맺어 후유증이 심각한 위안부 합의가 대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사안을 취재·보도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사회의 ‘감시견’인 기자의 역할이다. 기무사 역시 스스로의 역할이 오지랖 넓게 이것저것 다 들여다보는 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군사기밀 보호와 방첩 등 본연의 업무가 아닌 상부의 명령이라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을 명령권자로 섬기는 진정한 ‘기무사의 다짐’, 즉 ‘DSC(기무사령부 영문 약자) Promise’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국민은 충신을 토사구팽하지 않는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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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새정부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국방개혁론자로 꼽혀온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68·해사 27기)을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는 자칭·타칭 국방개혁의 선봉장으로 군 전체에 지각변동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방장관 내정자로 지명된 후 “국방개혁은 단순히 필요 없는 것을 줄이는 게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군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며 “6·25 때처럼 배낭 메고 진지전을 하는 게 아니라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해·공군 중심으로 군 구조와 전력건설, 지휘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긴장모드 육군···군부에 ‘피바람’ 부나

 

당장 육군은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방개혁의 주 타깃이 육군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강성의 송 후보자가 등장해서다. 그동안 육군측은 ‘다 좋은데, 송영무 전 해군총장만은 피했으면’ 하는 심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송영무 국방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심지어 국방개혁 관련한 육군 구조조정과 비개혁적인 군 고위간부에 대한 대규모 숙청 등으로 군부에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송 내정자는 참여정부의 국방개혁안이 정권이 바뀐 후 좌절된 데 대해 절치부심해왔다. 그런 만큼 육군 위주로 비대화된 한국군의 미래 청사진을 그릴 적임자로 꼽혀 왔다.

 

송 내정자는 국방개혁을 위해 군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와도 거리를 둘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성우회는 전시작전권 전환 반대 등 군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구상과 관련해 ‘북한과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국방개혁 수준을 넘는 새로운 군 창설’과 ‘전작권 환수로 군사주권 확보’ 등 2가지 명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가 국방장관으로 공식취임하게 되면 후속 군 장성인사에서도 2가지 명제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군별·지역·기수·연공서열 등을 무시한 파격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송 내정자는 “전작권이 없으니 병사들은 의무복무로만, 장교들은 군대를 직업으로만 보고 있다”거나 “군인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자존감 없이 미군이 지켜준다는 정신자세로 해이해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국방개혁의 큰 틀은 군의 부대 구조, 작전계획 등을 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복잡한 지휘구조로 느린 의사결정과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군 지휘구조 또한 개혁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관행 타파’ 아이콘의 등장···적도 많아

 

실제로 해군총장 재임 시절 송 후보자는 ‘혁신’과 ‘관행 타파’의 아이콘이었다. 부리부리한 눈매만큼 업무 처리가 시원하고 명쾌한 그는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호불호가 분명해 눈밖에 나면 가차없이 내친다는 양면적인 평가를 받았다.

 

타협을 거부하는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논란 등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주목된다.

 

송 내정자는 해군총장 당시 항해병과뿐만이 아니라 전 병과장교들이 함정 근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직별 통폐합 일환으로 항해병과가 아닌 기관병과 대령을 함장으로 임명했고, 해군사관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생도대장에 해병대 장성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시책을 연속으로 이어갔다. 해군작전사령부 청사가 진해에서 부산으로 옮긴 것도 그가 총장 시절 이뤄졌다.

 

‘송 충무공’ 별명을 가장 좋아하는 그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기는 (충무공의) 필승해군’을 실현하겠다며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그의 파격적인 시책은 후임 총장이 취임하면서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다. 파격적인 시책들의 결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그와 뜻을 같이한 해군 간부들은 송 총장의 퇴임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개혁의 성과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지지했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시절 모습

 

해군참모총장 시절 그는 ‘참모총장 지휘서신’을 통해 “충무공(이순신 장군)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정신 개혁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가장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자였으면서도 적격 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은 육군의 반대 뿐만 아니라 호불호가 분명해 과거 ‘적’을 많이 만들었던 성격 탓도 크다. 그에 대해서는 로펌(율촌) 재직 시 고액 수임료·방산업체(LIG넥스원) 고문 경력 논란과 총장 재직시절 측근들의 전횡, 계룡대 근무지원단 납품비리 처리 과정에서 불거졌던 편파 논란 등에 대해 관련 제보가 잇따랐다. 이처럼 그의 낙마를 노리는 세력이 많은 만큼 이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도 한번 더 걸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율촌과 LIG넥스원에서 각각 2년여간 고문을 맡아 해군의 무기체계 수·출입 등과 관련한 자문료를 받은 것에 대해 연간 1억5000만원과 “월 700여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게 전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납품비리는 지휘계통도 다르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1988년 장기간 (췌장)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와 투병 중인 딸의 생활안정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해군 중령으로 진해에서 근무하던 중 아버지가 거주하던 대전으로 주소지를 옮겨 군인공제회가 제공하는 34평형 아파트를 신청, 1989년에 당첨됐다. 그는 “당시 대전 아파트가 투기지역도 아니었고, 전국을 돌며 근무하는 군인들은 거주지 개념이 불분명해 당시 아버지 주소로 옮겨 분양을 신청을 한 것이 지금 문제가 될 줄 당시에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13년 만의 해군 출신 국방장관

 

송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게 되면 참여정부 시절 윤광웅 전 장관 이후 13년 만에 해군 출신이 국방부 장관을 맡게 된다.

 

청와대는 11일 발탁 배경으로 그가 해군 출신으로 국방전략과 안보현안에 대한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군 조직과 새 정부의 국방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음을 들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강한 국방, 육·해·공 3군 균형발전,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 조직 확립 등 중장기 국방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았다.

 

그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대전고를 나왔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된 뒤 1년 4개월 남짓 근무한 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물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 과정에서 ‘안보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2012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단체인 ‘담쟁이포럼’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18대 대선 때는 안보정책팀장을 맡아 안보 공약을 손질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국방안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보좌했다. 문재인 캠프에 역대 최다 군 인사가 포진했음에도 그가 국방부 장관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이유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국방개혁 2020’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업무를 추진했다.

 

1999년 해군의 대승으로 끝난 제1차 연평해전에 해군 제2함대 제2전투전단장으로 참전했다. 이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2007년 국정감사 때는 ‘서해 5도가 군사전략상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연평도는 목구멍의 비수이며,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서해 5도가 전략적 요충지라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