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6.09 사드 환경평가 논란, 국방부 선후바뀐 ‘말뚝박기’로 촉발
  2. 2017.05.10 한민구 장관의 ‘알박기’ 국방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된 범정부합동TF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주재로 첫 회의를 열었다.

 

합동TF는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공개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TF는 가장 먼저 사드배치 추진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이 생략된 이유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방부는 주만미군 측에 32만여㎡의 부지를 공여했고, 공여부지 안에서 실제 사업면적은 10만㎡ 이하기 때문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25일 만들어진 1, 2차 공여 계획에 따른 부지 전체 70만㎡를 국방시설의 사업면적으로 봐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70만㎡라면 당연히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하고, 32만여㎡이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가능하다.

 

■사업면적 보다 공여면적을 먼저 정한 국방부의 ‘꼼수’

 

국방부는 그동안 “한미 합의에 따라 사드 포대에 필요하다고 결정된 32만8779㎡를 공여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면서 실제 사드 구성품이 들어가는 사업면적은 10만㎡ 범위이고, 공여면적은 안전거리 등 완충지역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기 때문에 사드 부지는 33만㎡ 이상에 요구되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를 펴 왔다.

 

문제는 국방부가 사업면적과 공여면적 중 어는 것을 먼저 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업면적을 먼저 정하고, 여기에 안전거리 등을 고려한 필요면적을 더해 공여면적을 결정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다.

 

국방부는 이 순서를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면적 보다 공여면적을 먼저 결정하는 꼼수를 피운 것이다. ‘말뚝박기’부터 해놓고 거기에 꿰맞춰 일을 진행했다는 의미다. 일종의 ‘옷부터 사놓고 거기에 몸 맞추기’다.

 

군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국방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이은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32만8779㎡의 공여면적을 먼저 정한 후 사업면적을 계산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최종 공여부지 결정은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레이더와 발사대 등 사드 구성품을 놓을 위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조정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충구역 면적이 공여면적(32만8779㎡)에서 사업면적(10만㎡)을 뺀 나머지라는 점에서, 이 역시 정상적으로 계산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단계 부지 공여 계획의 실체는

 

청와대 발표전까지만 해도 국방부 관계자들은 “현재 사업부지 10만여㎡ 이하의 면적에서 사업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추가 4기 역시 공여된 면적과 사업면적 내에 배치되기 때문에 추가공여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공여부지 면적을 32만8779㎡로 한 것은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것이 맞지만 2차 공여는 없는 것으로 하고, 1차 공여로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1단계 32만8779㎡, 2단계 37만㎡ 등 총 70만㎡을 주한미군에 공여할 계획을 짰다”는 청와대 발표 이후 2차 부지 공여 계획에 대해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혹시나 청와대와 다른 말을 했다가 향후 예상되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서다.

 

그동안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6기 등의 배치 위치를 놓고 3~4차례 수정을 거듭했다.

 

첫번째 배치 청사진은 70만㎡ 부지를 다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국방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공여면적을 33만㎡ 이하로 해야한다는 의견을 주한미군에 전달했고, 미측도 이를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첫번째 수정된 청사진은 사드 X밴드 레이더를 성주골프장 부지의 오른편에 있는 도로 옆쪽에 놓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몇차례 시뮬레이션을 거듭한 끝에 한미는 레이더를 골프장 부지 왼편으로 옮기고, 발사대 6기를 부채꼴 형식으로 모두 32만8779㎡ 안에 넣는 청사진을 완성했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 2단계로 37만㎡ 부지를 공여받은 다음에 1차 청사진대로 사드 발사대를 옮길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사드 발사대가 이동차량이기 때문에 작전적 이유를 들어 얼마든지 70만㎡ 부지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드 포대가 ‘거꾸로 유(U)자형’인 이유

 

청와대는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공여한 부지가 거꾸로 유(U)자형으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것이라고 발표했다.

 

거꾸로 유(U)자형은 말발굽 모양으로 보면 된다. 사드 포대 부지가 거꾸로 유(U)자형인 이유는 성주골프장의 페어웨이가 말굽형으로 흐르듯 조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사드 포대는 성주골프장의 골프 코스를 따라서 배치된 것이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유(U)자형 가운데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을 의도적으로 공여면적에서 제외해 기형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곳은 야산지형으로 숲이 우거진 곳이다.

 

소위 골프장 코스에서는 OB 구역으로, 사드 포대가 사용할 수 없는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청와대의 ‘기형적 설계’ 발표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 있다.

 

■향후 절차는

 

청와대는 사실상 사드 부지에 대해 전략 환경영향평가에 이은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사드 부지가 33만㎡ 이하이기 때문에 일반환경영향평가 아닌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입장이었다. 이제는 조금씩 말이 바뀌고 있다. 33만㎡ 이하 면적에 대해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가 아니라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다’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할 수 있지만, 4계절의 변화를 살펴햐 하는 보다 정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도 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바뀌고 있다.

 

국방부는 그동안 일관된 원칙 없이 불투명하게 사드 배치를 해왔다. 여러 단계에 걸쳐 시민사회와 언론의 요구에 비밀로 일관하며 그때그때 대응 논리를 달리 해왔다. 마찬가지로 새 정부가 들어서자 국방부 논리가 다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걸림돌은 또 있다. 청와대가 70만㎡를 사업면적으로 봐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에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추가로 용지를 공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발표대로 70만㎡의 사업면적을 맞추기 위해서는 나머지 37만㎡를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사드 관련 용지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70만㎡을 평수로 환산하면 21만1750평에 달한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약 2164평) 10여개를 모아놓은 것과 맞먹는 크기를 주한미군에 줘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 합의사항에 대해 나머지 절반의 진실을 알고 있는 주한미군은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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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심일 신화·지소미아 알박기···‘소신’과 ‘무소신’ 평가 엇갈려

· 북의 연평도 포격 때는 소신 없이 ‘머뭇거리다’ 보복 타격 시기 놓쳐

 

주한미군이 대선을 불과 13일 남긴 지난 2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를 전격 배치했다. 차기 정부에서 뒤집을 수 없도록 하는 일종의 ‘알박기’ 성격이었다.

 

이를 놓고 한 신문은 국민의 알권리나 정치적 합의보다도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한민구 국방장관(66·육사31기)의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국방부가 잇따른 ‘말바꾸기’를 해왔던 과정을 보면 한 장관의 소신이 작용했다기 보다는 미국 측의 일방적인 통보를 수용해 수동적으로 따른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또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실장으로 있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에 충실히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시기를 놓고 지난해부터 춤추듯이 여러차례 입장을 바꿔 왔다. 지난 16일에는 미 백악관 외교정책 참모가 사드 배치가 한국 차기 정부의 몫임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대북 압박을 이끌어내는 대가로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빅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러자 “대선 전 사드배치 마무리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맞장구쳤던 곳이 한국 국방부였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연평도 해병대 부대에서 북한군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장관의 대선 전 ‘국방 알박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5일에는 ‘가짜 신화’ 논란을 빚은 심일 소령(1923~1951년)의 북한군 자주포 파괴 전공이 사실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이 역시 심일 소령 논란이 군 역사 바로잡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전에 ’대못박기‘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군 안팎에서는 1949년 개성 송악산 전투의 ‘육탄 10용사’와 월남전 앙케패스 전투의 태극무공훈장 조작 의혹등 ‘가짜 영웅’ 논란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최호근 사학과 교수는 “심일 소령 신화는 지금까지 나온 증거만으로도 사실이라고 결론내는 것은 무리”라며 “게다가 차후에 배치되는 문건 하나라도 등장하면 쉽게 깨지는 사안으로 국방부가 서둘러 결론내리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승인 없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받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23일 전격적으로 체결된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한국 정부가 광복 후 최초로 일본과 맺은 군사협정이었다. 이 역시 국정 공백 상황에서 졸속으로 추진·결정된 사안이었다. 국방부는 졸속 협정이라는 비난이 들끓자 서명식 자체의 공개를 거부했다.

 

게다가 한일 양국은 군사기밀 등급 분류 방식이 달라서 교환할 정보의 수준이 다르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일본이 제공할 군사 비밀정보는 한국군의 대외비 정도 수준의 저급인데 반해 한국군이 일본 자위대에 제공할 정보는 고급 정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이명박 정부가 2016년 10월 27일 정부 내부 논의 과정인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은 채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처리했다가 비난여론이 끓어오르자 서명식 50분을 남겨놓고 무산시킨 사안이었다.

 

F-15K 무장.

 

한 장관의 이같은 ‘국방 알박기’ 결정은 안보와 군심을 앞세우며 국민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론 내리기란 공통점이 있다. 그러면서 본인의 결단 보다는 미국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눈치보기나 부하들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점이다. 군 관계자는 “한 장관이 부하들의 의견을 두루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민주적인 리더십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이를 뒤집어 보면 나중에 책임 논란이 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합참의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상황조치를 적시에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보복 타격 시기를 놓쳤다. 이때문에 한 장관은 본인의 소신과 결단을 보이지 못해 상황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장관측은 나중 청문회 등에서 초계 비행중이던 F-15K가 슬램 이알(SLAM-ER)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하지 못한 상태여서 즉각적인 보복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의장이었던 한 장관의 결심만 있었으면 슬램 이알이 아니더라도 공군 전투기가 장착한 JDAM (Joint Direct Attack Munition·합동정밀직격탄) 공격이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군 관계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당시 한민구 합참의장과 군 수뇌부들이 전투통제실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북한군 방공시스템이 작동해 JDAM 폭격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게 중론이다. 이후 군은 원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한 슬램 이알을 장착한 F-15K를 띄웠으나 ‘사후 약방문’이었다.

 

이처럼 한 장관은 좋게 말하면 신중함이지만, 본인이 결단하지 못하고 주로 부하들이 모아준 의견이나 상부의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 장관의 이같은 스타일을 놓고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한 고위 장성은 “그래도 무난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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