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40여년만에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 주재로 12월 27일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무기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일본 정부 스스로 무기수출 금지의 족쇄를 푼 것이지요.

일본은 1967년 이후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원칙의 ‘예외조치’로 미국 등 우호국가와의 무기 공동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무기의 수출과 첨단무기의 해외 공동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동북아 군사 균형에도 미묘하면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별 파장 없이 두리뭉술하게 넘어간 느낌입니다.

(무기수출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일 총리가 언급하고 1976년 미키 다케오 총리가 재확인한 무기수출에 대한 정책입니다. 핵심 내용은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에 의한 무기 등의 수출금지 대상국가 ▲국제분쟁 당사국이나 분쟁 우려가 있는 국가 등에 무기와 관련한 기술·설비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 군수산업과 군국주의 팽창을 억제하는 데 기여했으나 일본 내부에서는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원칙이라며 비판이 있어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로 미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정하면서 부품 40%를 미츠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이 생산하기로 한 데 따라 ‘부품 수출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기수출 3원칙의 대폭 완화가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즉, 미국 등과 차세대 전투기·미사일 등 첨단무기의 공동개발과 생산에 나서기 위해서는 일본이 무기수출 3원칙 규정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의 대폭 완화는 미국의 용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빅 딜’을 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로 돈이 없는 미국은 일본의 무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북아 세력의 균형을 꾀하려 했고, 일본은 이 기회에서 무기수출 3원칙이라는 스스로 채웠던 ‘발목의 족쇄’를 풀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일본도 무기수출 3원칙의 대폭완화로 본격적인 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들 태세입니다. 이전에도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비 증강을 핑계로 무기 수출제한 완화와 차기전투기 선정, 정보위성 발사 등의 국방력 강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상당수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배경에서 일본이 차세대 전투기 기종으로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은 12월 20일 차세대전투기로 스텔스 성능을 지닌 F-35기 42대를 향후 20년 동안 도입해 현재의 주력전투기인 F4기를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업에는 예산만 1조6000억엔(약 23조8000억원)이 투입됩니다. 일본은 처음 4대를 도입한 이후부터는 나머지 댓수에 대해서는 일본 국내에서 최종 조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F-35는 1대당 99억엔(약 1475억원·부품 교체가격 포함)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고 시험 비행 중 동체 균열 등 결함이 발견되는 등 완전히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F-35는 계속되는 개발비용 상승과 인도지연 등으로 도입을 추진하려는 국가들도 도입 댓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단 한번의 시승 테스트도 하지 않은 채 서류로 검토한 후 F-35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미국이 무기수출 3원칙의 사실상 삭제를 그 댓가로 일본 정부에 허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빅딜이 이뤄졌다는거죠.(일본이 F-35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더라도 자체 정밀 기술 바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F-35를 차기전투기 기종으로 선택하면서 자유롭게 무기를 개발하고 숙원이었던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 됐습니다. 이는 일본 군대에서 ‘자위대’라는 이름을 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젠(殲)-20’과 ‘T-50’을 2015~2016년 실전 배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 F-35를 선택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 공군도 일본처럼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F-35를 선택함으로써 미쓰비시(三菱)중공업, IHI, 미쓰비시전기 등 3사가 F-35의 날개, 엔진 등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스텔스 기술도 상당 부분 공유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6년 완성을 목표로 자체 추진 중인 스텔스 전투기 ‘신신(心神·AD-X)’ 개발도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록히드 마틴사가 이례적으로 기체 정보 공개 등 일본기업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F-35를 선택하려면 일본의 경우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그래도 F-35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계약 조건처럼 스텔스 기술을 미측으로부터 획득하거나 공동개발 등의 유리한 조건을 넣지 않으면 일반 국민들의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일본의 F-35 선정이 오히려 한국 정부의 선택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 무기 도입의 예를 봤을 때 미측이 일본과 동등한 조건을 우리 정부에 적용할리가 만무할 거라는 겁니다.

이는 한국 공군이 한대에 1000억원이 넘는 F-15K를 구매하고도 장착 장비 하나 마음대로 분해해 수리할 수 없는 현실에서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F-15K의 야간 저고도 침투 장비인 ‘타이거 아이(Tiger Eye)’를 한국측이 무단으로 분해했다는 의혹 하나만으로 조사단을 한국으로 보냈습니다.(F-15K 전투기의 동체 밑에 장착하는 타이거 아이는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적국 레이더망을 피해 낮게 비행해 들어가 정밀유도폭탄 등으로 정확하게 폭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미국은 타이거 아이를 포함해 제3국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첨단 장비는 봉인해서 수출하며, 어느 나라든 이를 무단으로 분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계약에 담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미 조사단은 우리 공군이 정비를 위해 미국으로 반출한 타이거 아이에 대해 “봉인이 뜯긴 흔적이 있다. 한국이 무단으로 분해해서 역설계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한·미 양국은 지난 9월 18일부터 1주일간 합동 조사를 해 문제가 된 부품을 정밀 감식했으나 분해를 했다는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한 공군 간부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더군요.

게다가 F-15K를 도입한 FX 1, 2차 사업에서도 우리 정부는 구입만 했을 뿐 라이센스 생산이나 한국 현지생산을 한 대도 하지 못했습니다. 고장 수리도 우리 공군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미측이 일본과 같은 조건을 한국측에 적용해 주는냐는 문제와는 별도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군의 입장에서 어떤 전투기가 최상의 선택이냐는 문제가 또 있습니다.
(일본은 무기수출 3원칙의 사실상 폐기와 핵심 기술의 이전을 담보로 전략적으로 F-35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전투기의 성능이나 가격 보다는 다른 요소가 기종 선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정부의 선택 기준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군의 전력을 담당하는 고위 간부는 “유사시 북한군 시설을 정밀 타격해야 하는 것이 우리 공군의 매우 중요한 임무”라며 “단순히 스텔스 기능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기전투기의 기종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즉, 공중전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일본의 F-35 선정이 우리나라 FX 3차 사업에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전투기들은 외부에 무기와 장비를 탑재할 수 없어 작전 반경과 무장 탑재량에 크게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스텔스 전투기를  마치 ‘도깨비 감투’를 쓴 전투기처럼 인식하면서 스텔스 만능주의를 주장하는 군 간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텔스가 결코 만능은 아니라고 상당수 군사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부분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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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는 사람. 2011.12.30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은 여전히 옛조선시대의 정치상황과 달라져 있지 않다.
    여전히 사대부 사상에 묶여 있다. 옛 조선시대에도 기득권자들 대부분 친 중국파이었고, 국익을 위해서기 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중국으로부터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였다. 오죽하면 왕의 등극까지도 중국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요즘도 대상만 달라졌을 뿐이지 상황이 바뀐것은 없다. 현 정부를 장악한 기득권자들 대부분 미국은 기본으로 학교를 나와야 되고 미국으로부터 로비를 잘해야 출세를 할수 있다. 국내 운용중인 대부분 무기는 미국제이고 다른 국가의 무기를 구입하면 미국으로부터 눈치를 엄청 보아야 한다. 더욱이 미국으로부터 뒷 거래를 받은 정치 세력자들의 농간에도 금방 휘둘려 국익을 위해서 보다는 미국 기분맞추기에 더 급급하다.
    자주권이라는 말은 거짓이고, 그저 자기안위만 생각할 뿐이다. 국방에서도 노후화된 군사 무기 교체시기가 되면 다양한 국가의 무기를 시험해서 가장 한국에 맞는 무기를 선정 구입한다고 하지만 결국 선정되는 무기는 값비싸고 결함많으며 차후 한국의 기술로 전용될수 없는 조건이 많이 붙은 무기를 선정하게 된다. 미국이 로비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다른 조약들이 빌미로 미국의 입맛에 맞는 무기를 살수밖에 없고 친미파 세력들이 세력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내 미군범죄가 활개를치고도 제대로 처벌할수도 없고 미국 범죄 조약에 눈치를 보아야 되는등.. 한국의 자주권은 미국앞에서는 그저 무늬일뿐이다. 한국이 강해지려면은 친미파 세력 추출과 더불어 국가 스스로가 군사 무기 기술에 많은 투자와 투명성이 필요하다. 국가 세금이 전혀 불필요한데 세는것을 막고 필요한 곳에서만 낭비 없이 투자 될수 있도록 해야 될것입니다. 언제까지 한국의 국가 기술 발전에 도움도 안되고 이런저런 조항으로 손가락만 빠는 미군제 무기를 활용하기 보다는 저렴하면서도 한국의 국가 기술에 전용될수 있는 외국산 무기를 수입하는데 관심을 두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