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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국방뉴스

죽음의 행군대회 우승한 카투사



주한 미8군 ‘13.1마일 바탄 죽음의 행군(13.1mile Bataan Death March)’ 대회에서 미8군 한국군지원단(KATUSA·카투사) 소속 병사들이 처음으로 우승했다.

‘죽음의 행군’은 1942년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 바탄 지역에서 포로가 된 후 3년동안 실시된 행군 과정에서 희생된 미군 1만여명과 필리핀군 6만여명을 기리기 위해 열리는 대회로,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약 20㎏의 군장을 메고 13.1마일(약 21㎞)을 행군하는 방식으로 매년 2월 열린다.

카투사는 이 대회에 2008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으며 지난달 26일 한·미 장병 2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개인 경기에 1명, 5명이 한 조를 이뤄 참가하는 팀 경기에 2팀(10명)이 참가해 2-9대대 소속 안희수 상병 등 5명이 팀 경기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사 관계자는 17일 “미군과 함께 하는 이 대회는 ‘지옥의 행군’으로도 불리며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다”며 “카투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팀 경기 우승팀과 개인 경기 기록 상위 5명에게는 미8군을 대표해 오는 23∼29일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열리는 ‘26.2마일 바탄 죽음의 행군 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안 상병을 비롯한 5명도 미8군을 대표해 참가할 예정이다.

안 상병은 “매일 아침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를 꾸준히 실시하고 매일 다른 전우보다 30분가량 더 체력단련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며 “미국 본토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카투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군의 유래가 된 죽음의 행군은 미국과 필리핀 연합군이 1941년 12월 바탄섬에서 99일간 포위된 후 일본군에 항복함으로써 시작됐다. 당시 전투는 2차 세계대전에서 첫 번째의 주요 지상전이었으며, 미군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패배였다.

승리 후 일본군은 포로들을 빨리 Bataan 반도에서 몰아내고 코레히도르 섬(Corregidor Island) 침략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다. 코레히도르 섬(Corregidor Island)은 마닐라 만(Manila Bay)의 입구를 방어하고 있는 천연의 요새였다.

이에 일본군은 7만6000명의 포로들을 불타는 열대의 태양 아래서 북쪽으로 행군시켰다. 포로들에게는 충분한 물과 음식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여간의 방어전에서부터 질병과 굶주림과 싸워왔던 포로들은 결국 한 명씩 낙오하기 시작했다.

일본군들은 행군을 계속하기 위해 처음엔 낙오자들에게 발길질을 하였지만 나중엔 그냥 총검으로 찌르거나 참수, 매질 혹은 총살하여 죽이며 행군하였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 ‘Bataan Death’ 행군이다.

3년 후 2만5000명의 미국인들 중 40%에 달하는 이들이 죽고 1만5000명만이 귀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