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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30 요격체계 허점 찌른 북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게임체인저’ 되나

발사 장면 지켜보는 김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3종 세트’로 유사시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6일 공개한 이미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과 남측의 신형 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1967년 스틱스·샘릿 등 해외 도입으로 시작한 북한 미사일이 변형·유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급 발사 성공으로까지 이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3종 세트’로, 유사시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ICBM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증명되지 않았고, SLBM은 바지선에서 시험 발사한 것이어서 실제 잠수함 발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미 우주·미사일사령부(DEFSMAC)가 KN-23으로 분류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게임체인저 중 유일하게 성공을 인정받은 셈이다.


■ 진화와 교란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 개발사를 크게 도입기(1960년대 말~1970년대 중반)와 모방 생산기(1970년대 중반~1980년대 초), 독자 생산기(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성능 개선기(1990년대 중반~)로 구분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 이후 단·중·장거리 미사일의 완전 전력화 및 체계화에 속도전을 펼쳤다. 그 결과 2017년 들어서부터는 동해상에서 태평양상으로 작전 반경을 넓혔고, 지난 25일에는 변형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편심탄도(Eccentric Ballistic) 비행의 일종인 회피기동을 할 때 ‘유사 탄도궤적’을 보였다. 추력 및 방향제어용 소형추진시스템 등을 이용해 정점고도를 낮추고 하강단계에서 풀업기동까지 한 것이다. 북한은 이를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저고도 활공 도약형 비행 궤도 특성’이라고 했다. 이 미사일은 50㎞ 정점고도를 찍고 하강했다. 50㎞ 이내는 성층권 영역이어서 비행체·탄두 유도 제어에 유리하다. 전체 비행거리 중 약 20%가 변형된 비행 패턴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과 천궁 등 한·미 지대공미사일은 이스칸데르급의 불규칙한 비행 궤적 때문에 요격 성공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이번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 발사는 두 가지 면에서 군의 허점을 찔렀다. 북이 이번에 발사한 두 발은 50여㎞의 일정한 고도를 유지했으며, 비행거리도 600㎞로 같았다. 군 당국은 이 두 발을 탐지·추적하는 데 있어 ‘사각지역’, 즉 레이더 음영구역을 노출했다. 마지막 궤적 추적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탐지거리가 800㎞가량인 그린파인 레이더는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될 때부터 이를 포착해 탐지했으나, 원산에서 430㎞ 이상 날아가자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지구 곡률(지구가 둥글어 생기는 각도)로 레이더 음영구역이 존재한다”며 “그로 인해 초기에 비행거리 산출에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동해 공해상에 이지스함을 배치했다면 레이더 음영구역을 없앴을 수 있었지만, 미사일 발사 당시 동해에는 이지스함이 없었다.


두 번째는 이스칸데르급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KN-06 단거리 미사일(사거리 150㎞) 발사차량과 혼동해 이스칸데르급 발사를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


이동식 발사차량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6일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 연합뉴스


북한은 최근 미사일을 쏠 때마다 새로운 TEL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사용한 이스칸데르급 TEL은 지난 5월 초 이용한 것과 달랐다. 북한은 지난 5월4일 강원 원산에서 쏠 때는 차륜형 TEL을, 5월9일 평북 구성에서 발사할 때는 무한궤도(캐터필러)형 TEL을 동원했다. 지난 25일에는 KN-06 차륜형 TEL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적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발사 2주 전부터 KN-06 계열의 지대공미사일 TEL과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TEL을 섞어 동해안으로 전개했다가 일부를 남겨 놓고 철수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KN-06 발사를 예측했는데, 정작 발사한 것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었다. 이는 다양한 이동발사대 동원으로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혼란을 야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스칸데르급 발사에 대비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 E-737의 출동이나 이지스함의 동해 공해상 배치를 하지 못했고, 이는 600㎞까지 날아간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궤적을 놓치는 사태로 이어졌다.


북한이 보유한 이동식발사대(TEL)는 110여기로, 통상 4축에 바퀴 수가 8개인 스커드 계열 발사용이다. 5축에 바퀴 수 10개는 노동미사일 발사용으로 분류된다. 한·미 정보당국은 위성사진 등 영상 정보로 미사일 종류를 판단할 때 사전에 움직이는 TEL의 바퀴 숫자로 1차 기준을 삼았는데, 이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빨리·멀리 보고, 재빨리 요격’하는 군 대응책에도 일정 부분 구멍이 났음을 의미한다.


■ 스커드 대체


고체추진체를 사용하는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은 발사 준비 시간이 짧은 데다 저각 발사로 레이더가 조기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됐다. 기존의 액체추진체로 발사되는 스커드와 같은 단거리 미사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종으로, 남측에 새로운 위협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5∼16분 만에 두 발 연속 발사가 가능하다. 액체연료형의 경우 발사 준비에 1시간가량 소요되는 것에 견주면 효용성과 생존성이 훨씬 뛰어나다.


미 미사일방어국(MDA)은 북한이 스커드 계열 미사일은 줄이고, 노동·무수단 미사일은 보유량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고체 연료인 이스칸데르급으로 액체 연료인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는 것을 이번 시험발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 환경에서 새로운 유형의 단거리 미사일 등장은 심각한 위협이다. 게다가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탄두를 분산자탄형, 연료기화탄, 관통포탄, 전자기탄 등으로 다양화할 경우 위협 강도는 배가된다.


도깨비 궤적

저고도 불규칙한 회피 기동

군, 마지막 궤적 탐지 못해

이동식 발사차량 혼용하거나

300㎜ 방사포와 섞어 쏘면

우리 측 대응 한층 어려워져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300㎜ 방사포를 혼용 운용하면 대응은 더욱 어려워진다. 러시아군은 2010년쯤 300㎜ 대구경 방사포와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군도 이를 벤치마킹해 지난 5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300㎜, 240㎜ 방사포와 섞어 발사했다. 이는 남측 포병·방공 작전의 혼선을 초래해 요격시스템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은 다른 무기체계로 대응 작전 개념 역시 상이하기 때문이다.


■ 살라미식 발사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발사에 대해 관영매체를 통해 ‘전투적 성능 지표들이 만족스럽게 검증’됐고 ‘완벽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새로 작전 배치하게 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라는 표현도 썼다. 미사일 개발을 최종 완료하고 양산체제 및 작전부대 배치와 실전 운용까지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고무줄 사거리

북, 최근 600여㎞까지 발사

제주 외 남측 전역 타격 가능

1000㎞ 넘을 땐 미국도 고민

고체연료 사용, 연속발사 용이

액체연료 쓰는 스커드 대체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사거리를 200~400여㎞에서 600여㎞로 늘리고 있다. ‘고무줄 사거리’라고 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사거리 조절이 가능한 것이 확실하다면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미사일 ‘3대 벨트’에 고루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미사일 3개 축선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50~90㎞ 떨어진 1벨트와 비무장지대 북방 90~120㎞ 지역인 2벨트, 비무장지대 175㎞ 북쪽의 후방지역인 3벨트로 통상 구분된다.


사거리 600여㎞만 해도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남측 전역 타격이 가능하다. 주요 군사시설인 계룡대, 평택 미군기지, 사드 배치 지역,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배치 지역 등은 물론, TEL로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사한다면 미국 항공모함이 기항하는 일본 사세보항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은 최대 사거리를 1000㎞ 안팎으로 확장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1000㎞라면 단거리를 넘어 준중거리 미사일(MRBM)로 분류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살라미 방식으로 미사일 발사 거리를 늘려 1000㎞까지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은 이에 대한 정치적 대응에서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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