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7.19 김관진 장관은 중국군 들러리? (5)
  2. 2010.10.21 운보 작품 총탄세례 받았다 (12)


창저우 공군기지 공개한 중국군

김관진 국방장관이 7월 16일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200여㎞ 떨어진 창저우 공군 비행 시험 훈련기지(창저우 공군비행시험훈련연구원)를 방문, 중국군의 최신형 전투기 J-10의 시험 비행을 참관했다고 도하 각 언론이 보도했군요.(윗쪽 사진)

 

각 언론 매체마다 국방부 관계자가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15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 후 만찬에서 ‘J-10 기지는 어느 나라에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중국군이 이를 공개한 것은 한·중 군 당국간 교류 협력 확대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친절한 해설까지 곁들였습니다.

 

6.25 참전한 경위3사단

김 장관은 J-10 기지를 찾기에 앞서 7월 15일 6·25 전쟁 때 참전했던 중국군 부대인 ‘경위3사단’을 방문해 각종 시범훈련을 참관했습니다.(윗쪽 사진)

베이징 교외에 위치한 ‘경위 3사단’의 전신은 6·25 전쟁 당시 강원도 홍천 오성산 전투를 비롯해 원산, 금강산 전투 등에 중공군 70사단 예하 부대로 참전한 바 있습니다. 1974년 이후부터 ‘경위 3사단’은 외국 VIP들에게 각종 시범을 보여주는 ‘외국 VIP 방문 단골 부대’라고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감 장관은 부대 역사 브리핑을 들은 뒤 “과거엔 적이었는 데 지금은 친구가 되었군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베트남 국방장관이 한국을 찾는다면 우리는 베트남 전쟁 때 베트콩 섬멸에 앞장섰던 ‘맹호부대'를 참관하도록 할까요. 아마도 베트남측의 심기를 고려해 그렇게 하지 않을겁니다.
(우리 국방부는 과거 베트남 국방장관이 방한했을 때 국방부 청사 벽에 걸린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 제목과 설명도 쉽게 볼 수 없게끔 작업을 했습니다. 왜냐구요. 운보 작품의 제목이 적의 그림자라는 뜻의 ‘적영’입니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 당시 맹호부대가 월맹군을 상대로 전투하는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창저우 기지의 J-10>

한국군 3군단 붕괴시킨 179연대

중국군은 1999년 7월 27일 조성태 국방장관이 한국 국방장관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6·25 전쟁에 참전했던 중국군 최정예 부대를 사열하고 참관하도록 했습니다.

 

조 장관이 방문한 이 부대는 육군 난징(南京)군구 산하 20군 179여단이었습니다. 1937년 창설된 이 부대는 6·25 당시 중공군 제3야전군 20군 60사단 179연대였습니다. 60사단은 중국의 군병력 감축계획에 따라 179여단으로 축소됐습니다.

179여단의 전신인 중공군 60사단은 1951년 5월 현리 전투에서 한국군 3군단을 붕괴시킨 부대입니다. 3군단은 그 충격으로 일시 해체됐다가 나중에 다시 만들어지게 됩니다.

당시에도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한국 국방장관이 6·25전쟁 당시 총부리를 겨놨던 중국군 부대를 방문해 사열을 한 것은 한·중간 군사분야 교류와 협력 수준이 급격히 진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중국군이 참관토록 한 부대들이 모두 6·25때 한국군을 난타하면서 위기에 빠뜨렸던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즉, 아픈 상처를 생각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중국측이 한국 국방부 방문단에게 “니들 까불지 마라. 6·25 때도 우리한테 많이 당했지. 앞으로도 까불면 다쳐”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꽈서 해석하는 것일까요.


 

계산된 미국 비난

앞서 천빙더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7월 15일 김 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을 맹비난했습니다.
.
량 부장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비난했을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계속 한국의 최고 동맹국인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이는 한마디로 중국군 수뇌부의 ‘의도적 결례’로 해석됩니다.

천빙더는 한국의 국방장관을 면전에 놓고 일부러 한국 기자들을 회담장에 들어오게 한 후 미국과 한국정부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 언론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국 정부에도 경고를 보낸 것입니다.(사실 1999년 첫 한·중국방장관 회담 이후 중국측이 1~2명 정도의 취재기자는 허용하면서도 대규모 한국 기자단의 양국 국방장관회담 취재 방문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12년만에 한국 기자단의 방중을 허가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한국 언론을 이용하려는 꿍꿍이가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언론 플레이에 성공한 중국 군부, 뒤통수 맞은 한국 방문단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중국의 무례’를 제목으로 1면에 한국 국방장관 면전에서 일어난 중국의 미국 비난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천빙더 총 참모장은 한·미 동맹을 겨냥해 남중국해 문제도 집중거론했습니다. 한국이 남중국해 분쟁에 있어 미국, 일본 편에 서서 괜한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사전 경고를 내린 셈이죠. 이는 또 한국과 미국, 일본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일 공조를 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거뒀습니다.(무례를 당하면서도 중국측의 협박을 무시할 수 없는 게 한국 정부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번 한·중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한국이 미국편에 설지, 중국 편에 설지를 선택하라는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실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국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한국의 최우방인 미국이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을 포함한 현안 이슈에서는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이냐"고 반문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미국과 아무리 친하다 한들 결국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미관계가 정립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파악하고 중국과 친하게 지내는 게 니들 한국에게 실리가 될 뿐더러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논리를 외교 관례를 무시한 채 작심하고 설파한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만 보면 무척 열받는 일입니다. 그러나 열받기에 앞서 중국의 전술에 휘말리지 않는 고단수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는 김관진 국방장관을 포함한 국방부의 중국 방문단이 어리버리한 상태에서 당한 것 같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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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멍청한 쥐라이트 애들땜에 2011.07.22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라꼴이 말이 아나네요, 정말!

  2. 모르는게약 2011.08.10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중동의 기자들이 특종에 신경쓰느라고 혹은 입을 맞추어 공분하기로 짜고쓰는 데는 밝지만
    그게 중국측의 작전에 넘어간다는 생각은 못하는 수준이니 ... 어리버리 냄비기자들이 맞지요.
    중국측의 고의적인 미국비판이나 한국협박을 기사에 쓰지않고 구렁이 담넘어가듯 피해가면서 기사를 썼다면 중국측이 오히려 배가 아팠을텐데...
    어떤 정치인은 온세상에 다 밝혀진 일조차도 딱 잡아떼고 언론에 인터뷰하고 그러잖아요.
    실제로 유엔을 책임지는 어떤 분은 외교부에서 일할 때, 이번 같은 경우 상대의 의도를 알아채고 살짝 비켜가는 외교전략으로 오늘날 전 세계가 인정하는 외교관으로 대우받고 있다는 걸 명심하시기를 ...
    외교부나 국방부 청와대 정부 출입기자들은 까발리기 고자질장이가 기자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꼭 엠바고 상황이어야만 보도를 유보해야 하는 건 아니지요.
    스스로 보도해서 유익할지, 적에게 당하는 건지 파악할 줄도 모르면 역시 3류 수준입니다.
    나라에 해가 되는 중국측의 의도된 전략이 있었다면
    국민의 알 권리보다 먼저 그들의 의도를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 아니 대적하기를 ...
    북한관련 기사 쓸 때도 북한측의 의도대로 나팔수 노릇하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닙니까?

  3. 서명진 2011.08.28 2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의 평화적 접근과 중국의 계산된 심리전이 우리 방문단의 무능으로 몰아갈 일이냐??
    완전 짱개 새끼네.. 이새끼..

  4. Favicon of http://naver.com BlogIcon ㅇㅇ 2013.05.29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중국이 은연중에 우리나라에게 까불지 말고 조용히 살으라는 뜻을 전한거나 마찬가지이고 중국의 특기입니다. 우리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쁘죠.

  5. Favicon of http://naver.com BlogIcon ㅇㅇ 2013.05.29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중국이 은연중에 우리나라에게 까불지 말고 조용히 살으라는 뜻을 전한거나 마찬가지이고 중국의 특기입니다. 우리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쁘죠.



국방부 청사 현관에는 운보 김기창 화백(1914~2001)의 대형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1층 입구 앞에 걸려 있습니다. 크기는 가로 2m, 세로 3m로 제목은 ‘적영’(敵影·적의 그림자라는 뜻)입니다. 한국군 전투부대 파병 이후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록된 베트남 638고지(일명 안케 고개) 전투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밀림을 뚫고 포복하면서 전진하는 그림속 맹호부대 장병들의 눈은 지금도 번뜩이고 있습니다. 그림 문외한이 봐도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위 ‘안광’이 일품입니다.

운보는 1972년 6월14일부터 7월4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후 월남전쟁기록화전에 이 그림을 출품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국무위원들이 이 그림을 구입해 국방부에 기증해 국방부 현관에 걸리게 된 것입니다. 요즘 싯가로 따지면 무척 고가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대형 작품이라 값을 매기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이 그림은 김화백의 친일전력 시비와 맞물려 친일청산을 주장하는 민간단체에서 철거까지 주장하는 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적영’이란 제목의 이 그림이 운보의 대표적인 친일 작품으로 분류되는 ‘적진육박’이라는 그림과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운보의 그림이 광복군의 맥을 잇고 있는 한국군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폈습니다.

운보는 일제시대 당시에도 남양군도에서 대검을 소총에 끼운 채 적진의 미군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 일본군의 육박전을 묘사한 ‘적진육박’이라는 작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적진육박은 일제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소위 ‘황국신민’의 영광을 고취하기 위해 조선총독부의 후원을 받아 경성일보사가 1944년 3월부터 7개월간 서울에서 연 ‘결전’ 미술전람회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전람회에서 ‘조선군 보도부장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운보의 작품을 철거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월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묘사한 그림 가운데 이만큼 탁월한 작품이 없고 군의 사기를 올려 주기 위해 국무위원들이 정성을 모아 군에 기중한 작품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이 작품은 운보의 친일논란과 별개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한 그림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회 출신 예비역 장성의 증언에 따르면 1979년 12·12사태 당시 국방부를 습격한 쿠데타 세력이 쏜 총알이 그림 속 국군 병사의 눈알을 관통해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합니다.

(참고로 국방부 구관에는 지금도 당시 총알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운보 작품은 구관에 있다가 국방부 청사를 신축하면서 신청사 현관으로 옮겨 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림 속 병사의 눈을 보니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는 모르겠더군요.

이후 사실 여부에 대해 여러 관련자들에게 문의했으나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계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세월이 꽤 흐른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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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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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리킴 2010.10.21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Very interesting!!! 저도 가서 가까히 봐야겠어요. 그 총알을 맞은 군인의 눈을 close up 사진찍어서 포스팅 해주셔도 좋을것 같아요~

  2. 가을하늘 2010.10.21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그림에 많은 사연이 담겨있었군요...

    군복 색깔을 보니 엉뚱하게도 어릴적 보았던

    TV드라마 전우의 주인공 '라시찬'이 떠오르는 군요*^^*.

  3. 배석진 2010.10.21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마주하는 사진인데도 특별한 감흥없이 봤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
    있다가 자세히 관찰을 해봐야겠습니다 ^^*

    • 장강 2010.10.21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술작품은 계속 보면 볼수록 또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꼭 사연을 따지지 않더라도.

  4. 박승만 2010.10.21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신청사의 그 그림에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은 박부장님 글이점점 잼있습다.좋은글 많이많이 부탁함댜

  5. 윤경숙 2010.10.22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관에 근무할때 누구의 작품인가 하고 보긴 있지만 전 진품이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요즘은 모조품이 많은 세상이라...(부끄러운데요 )) 박기자님 덕분에 담에 진지하게 그림속 군인의 눈빛을 응시해 봐야 겠어요.. ^^
    계속해서 박기자님의 force가 느껴지는 글 기대할게요

    • 장강 2010.10.22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우! 귀한 걸음 하셨네요. 나중에는 동료분들과 함께 들러 주세요~

  6. 전광운 2010.10.22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림에 많은 사연이 있었군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해설하시는 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설명을 듣고 작품을 보면 작품에 대해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항상 좋은 글 도움이 많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