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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23 24개 종목 군인들의 올림픽도 있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다른 민간인 스포츠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5개의 군사 종목이 있다. 철인 5종과 비슷한 개념의 육군 5종, 해군 5종, 공군 5종, 고공강하, 독도법(오리엔티어링) 등이 그것이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느라 대한민국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금메달을 딴 선수의 기쁨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싱그러운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들의 모습만 봐도 국민들은 즐겁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국가의 스포츠 금메달리스트는 상황이 달랐다. 세월을 거슬러 일제 치하였던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으로 가보자. 마라토너 손기정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일본 국가가 연주되자 시상식에서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당사자의 심정이 그랬으니 국민들의 감정은 오죽했을까. 그런 정서를 담아 당시 동아일보는 시상식에 선 손기정의 가슴에 있던 일장기를 지워 신문을 만들었다. 그 유명한 ‘일장기 말소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은 손기정이 금메달을 목에 건 지 16일 뒤였다. 그런데 이 일장기 말소 사실을 제일 먼저 알아챈 곳은 일본군이었다. 일제시대 당시 서울 용산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제20사단 사령부는 당일 오후 4시쯤 배달된 동아일보에 실린 손기정의 사진에서 일장기가 지워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조선총독부에 이 사실을 즉각 통보했다.

 세계군인체육대회 4년마다 열려

 이를 보고받은 조선총독 미나미 지로는 책상을 치면서 매우 격노했다. 하지만 신문은 이미 태반이 발송과 배달이 끝난 상태였다. 조선총독부는 그 분풀이를 신문사에 퍼부어 관련자 여러 명이 큰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일장기 말소사건도 어찌 보면 일본 군부가 스포츠 보도에 개입한 사례였다.

 권투선수 홍수환은 4전5기의 주인공이다. 홍수환은 1974년 7월 15일 남아공에서 벌어진 WBA 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아놀드 테일러를 꺾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때 했던 유명한 말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였다. 그리고 나서 홍수환은 “첫째도 군인정신, 둘째도 군인정신 덕분입니다”라고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홍수환 전 권투선수>


 당시 홍수환은 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인 국군수도경비사령부 제5헌병대대 본부중대 소속 현역 군인으로, 계급은 일병이었다. 홍수환의 군인정신 강조는 현역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나온 소감이었다.

 홍수환은 중년의 나이가 되고 나서도 군부대 강연에 자주 나서고 있다. 그때마다 “쓰러지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누구에게나 한 방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며 자신의 현역시절 때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군인정신을 강조하는 인기 강사다.

 군인들도 올림픽을 치른다. 매 4년마다 세계군인체육회(CISM)가 개최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가 그것이다. 국제군인스포츠연맹으로도 불리는 세계군인체육회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 군인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세계 평화를 이끌기 위한 목적으로 1948년 설립됐다. 

 무력을 사용하는 군이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이룬다는 대목이 약간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세계군인체육회는 세계 133개국이 회원국이고, 한국은 1957년 가입했다.

 세계군인체육회의 조직도 국제스포츠위원회(IOC)처럼 스포츠, 연대(連帶), 재정, 홍보, 마케팅, 규율, 의료 등의 다양한 분과위원회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1995년 9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제2회 대회는 1999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제3회 대회는 2003년 이탈리아 카타니아, 제4회 대회는 2007년 인도 하이데라바드, 제5회 대회는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다.

 2015년 경북 문경대회 엠블럼 논란

 한국군은 1999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 참가해 5위를 했던 것이 그동안 거뒀던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당시 한국 팀은 크로아티아 현지로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고 낮 12시에 일어나는 시차적응 훈련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세계군인체육대회가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경북 문경에서 열린다. 주최측인 한국 국방부는 세계 100여개국에서 87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문경으로 모여든 군인선수들은 24개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다른 민간인 스포츠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5개의 군사 종목이 있다. 철인 5종과 비슷한 개념의 육군 5종, 해군 5종, 공군 5종, 고공강하, 독도법(오리엔티어링) 등이 그것이다.

 육군 5종은 참가 선수가 수류탄 투척과 수영, 장애물, 사격, 야지 횡단 종목들을 차례로 해내야 한다. 해군 5종은 구명수영과 실용수영, 장애물, 수륙횡단, 함상기술 등으로 이뤄졌고, 공군 5종은 사격, 수영, 펜싱, 구기, 탈출 등으로 구성됐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구기’는 농구의 자유투로 정확도를 측정하는 종목이고, ‘탈출’은 독도법(오리엔티어링)을 활용해 장애물을 돌파하는 스포츠다. 여기서 독도법(오리엔티어링)은 말 그대로 지도를 보는 방법으로 지도가 표시하고 있는 내용을 해독하는 법을 말한다. 육군 5종 경기의 한 부분인 수류탄 던지기는 한때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의 체력측정에 사용됐던 종목이기도 하다.

         <경북 문경 시민들이 2011년 3월 2일 문경시청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 실사단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상징물은 태양 안에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검은 까마귀인 ‘삼족오’(三足烏)다. 이 삼족오를 놓고 찬반 의견이 만만치 않다. 

 삼족오는 고구려가 국기로 사용한 우리 고유 상징인 만큼 문경대회 상징물로 손색이 없다는 입장과, 삼족오는 일왕을 숭배하는 일본 내 우익단체와 일본축구협회가 사용하는 왜색 상징물이라는 비판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학계 일부에서는 삼족오가 고대 동북아시아의 태양숭배사상과 샤머니즘의 산물로 중구과 일본, 이집트 등의 고대신화에도 등장해 고구려만의 전유물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삼족오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엠블럼으로 외국에서는 일본을 연상하는 상징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 우익단체의 상징 깃발에도 삼족오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옛 고구려가 국기로 쓴 삼족오를 일본 우익단체와 축구협회가 사용하는 것은 그간 우리나라가 무관심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삼족오를 우리 것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Posted by 경향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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